'KT의 보은.'
KT가 퇴직연금 사업자에 대한 물량배정을 하면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금액을 대거 몰아줬다. 업계에서는 "이들 은행이 비씨카드 지분을 KT에 매각한 데 따른 대가"라고 분석했다.
27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KT는 지난 26일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 물량배정을 하면서 우리은행에 20%, 신한은행에는 13%를 주기로 했다. 특정사에만 상당한 금액을 나눠준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KT의 퇴직연금 규모는 약 7,900억원으로 두 개 은행을 제외한 증권ㆍ보험ㆍ은행들은 금리 입찰을 통해 나머지 금액을 나눠가졌다. 다른 금융기관들 배정 몫은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전부터 KT 측에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물량을 더 주겠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두 개 은행에만 너무 많이 몰아준 배경을 알아보니 비씨카드 지분매각에 협조해준 데 대한 보은 성격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KT는 2월10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의 비씨카드 지분 20%와 신한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비씨카드 지분 중 13.85% 인수를 의결했다.
KT는 이미 인수한 씨티은행의 비씨카드 지분 1.98%를 더해 총 35.83%를 확보해 비씨카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보고펀드와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놓고 경쟁하던 KT 입장에서는 우리ㆍ신한 측의 도움이 없었다면 비씨카드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KT 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선정기준과 배정물량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