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하다 보면 눈이 피로 하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사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하루종일 물체를 본다는 자체가 노동이다. 순간순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원거리, 근거리를 볼 때마다 쉴새 없이 눈 속에서 조절을 끊임없이 하니 잘 보고 사는 건데, 그러니 눈의 노동은 상당히 과중하고 피로는 쌓이기 마련이다.
눈의 피로는 안과적으로 안정피로라고 한다. 안정피로란 눈을 사용하는 작업, 특히 근거리 작업을 할 때 건강한 사람에 비해서 쉽게 눈이 피로해서 눈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면서 압박감 또는 시력감퇴, 복시, 눈의 불쾌감, 눈의 건조감 등이 나타나며 구역질이 나고 구토까지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단독원인으로 오는 것 보다는 몇 가지 원인으로 오는 수가 많다. 안정피로는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잠복성 사시가 있는 사람에서 생길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장시간 책을 본다든지 근거리 작업을 할 때 안정피로가 생긴다. 특히 눈이 바깥으로 돌아 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외사시 환자에서 자주 생긴다.
눈의 통증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런 사람들은 안정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시력검사를 해서 굴절이상이 있으면 교정해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프리즘안경으로 교정해줘야 된다. 원시 난시 노안 부동시 등 굴절이상이 있을 때도 안정피로를 호소할 수 있다. 이 때는 정확한 굴절검사 후 적절한 굴절이상을 교정해줘야 안정피로를 해소 시킬 수 있다.
눈에 어떤 질환이 있을 때도 안정피로가 생긴다. 결막이나 눈꺼풀, 각막에 염증이 있거나 이물에 여러 가지 조직반응이 생기기 때문에 눈의 피로를 호소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염증 또는 이물반응이 없어지면 안정피로도 없어진다.
근래에 눈물이 줄어드는 안구건조증으로 안정피로를 호소하는 여자들도 많다. 이런 경우 눈이 마르지 않도록 인공눈물을 자주 점안해야 한다. 그리고 안압이 올라가는 녹내장이 있을 때도 안정피로를 호소할 수가 있다. 이 녹내장은 조속히 정확한 진찰, 검사를 받아 적절한 약물 내지 수술을 해야만 안정피로가 회복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경성 안정피로는 눈에 아무런 질환도 없는데 신경증, 신경쇠약, 히스테리 등이 있을 때 나타난다. 옛날과는 달리 요즘엔 사회생활이 복잡해져 많은 사람들이 신경증에 걸려 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눈에 아무런 질환이 없는데도 가벼운 안통, 두통, 눈의 불쾌감을 호소한다.
이런 경우의 치료는 정신신경과 의사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되나 안과의사의 역할은 환자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고하게 말해서 환자로 하여금 자기 눈에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이상과 같이 몇 가지 이유때문에 안정피로가 생길 수 있는데, 신경성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확한 안과검사 후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며 가장 중요한 건 굴절이상으로 안정피로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력이 정상이어도 안정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반드시 정밀한 굴절검사를 해서 반드시 안경을 끼도록 해야 한다.
윤호병원안과원장ㆍ의학박사 www.pluslasi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