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수송동의 서머셋팰리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여성협회 산하 WWN(Working Women Network)의 정기 모임. WWN은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모인 일종의 친목 단체다. 이날 모임은 KBS에서 2004년 5월에 방송된 '여자, 새로 쓰는 가족 이야기'에 대한 시사회를 열고 한국 여성의 모습에 대해 논의해보는 자리. '여자, 새로 쓰는 가족 이야기'는 독신 여성,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들을 다룬 작품이다. 이곳에서 만난 컨설팅 전문 회사 어댑터블휴먼솔루션(www.AdaptableHS.com)의 노린 제이든(33ㆍ사진) 대표는 부부 관계, 회사 생활, 대인 업무 등을 조언해주는 컨설팅 전문가답게 한국 여성들의 생활상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 한국 여성들은 회사 업무와 가족 챙기는 일 모두 잘해야 하지요. 미국이나 캐나다 여성들도 20년 전쯤에 비슷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는 기업이 일하는 여성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여사원들이 회사 업무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신경 쓸 수 있도록 경영진이 배려해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한국인들은 가족을 매우 중요시해요. 그런 특성을 생각해보면 업무 등에서 조금만 배려해준다면 사원들이 더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을 겁니다." 캐나다 출신인 제이든씨는 2002년에 남편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왔다. 4년하고도 반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그는 돌솥비빔밥과 시원한 동해 바다, 그리고 마음씨 따뜻한 한국인들을 사랑하게 됐다. 그래서일까. 그는 한국인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명함을 건네면 이름보다 직함을 먼저 보세요. 직함보다는 사람이 우선인데도 말이죠."(그의 명함에는 대표가 아닌 선임 컨설턴트라고 새겨져 있다.) 그는 시사회를 여는데 도움을 준 KBS에 대한 감사도 덧붙였다. "'여자, 새로 쓰는 가족 이야기'는 한국 여성들에 대해 새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앞으로도 KBS가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