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제철소」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유상부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철강 전문가다.철강전문가라는 다소 차가운 이미지에 원칙을 중시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몸에 베어있다는 설명을 듣게되면 무척이나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하지만 劉회장의 성격은 한마디로 소탈하고 담백하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
특별한 점심 약속이 없을 때는 사전 통보없이 불쑥 직원식당에 나타나 한데 어울리곤 한다. 부하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직원들의 설명을 끝까지 들은 후 자신의 생각을 내놓는다. 부드러운 대화를 통해 일을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이런 劉회장의 면모는 가정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자녀들의 진로나 결혼문제 등에 관해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
가족간의 애정 표현 역시 어떤 식으로든 자주 해야만 정의 더욱 돈독해 진다는 것이 劉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부인이나 자녀들 자랑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
劉회장의 가족은 부인 이남경(53)여사와 1남 1녀,그리고 지난해 2월 새 식구로 합류한 며느리로 무척 단촐한 편.
큰딸 지선(30)씨는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조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고대 농생물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아들 승훈(27)씨는 지난해 2월 결혼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劉회장은 요즘 신세대 시아버지 소리를 듣고 있다. 며느리 사랑이 남달라 딸같이 귀여워하며 「윤주」라는 이름을 부르고 있다고.
지난해 3월 포철 회장으로 복귀하기 전 일본 삼성사장직을 예상보다 빨리 그만두고 돌아오게되자 『아들 내외의 신혼생활을 방해 할 것 같아 미안하다』며 주말이면 아들과 며느리를 내 듯이 밖으로 내보낸다.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기위해서다.
이같은 세심한 배려는 직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劉회장은 지난해말 포철 전 직원에게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과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주식 2주씩을 나눠주기도 했으며 연말연시에 차분한 마음으로 책을 읽으라며 도서 상품권 2장씩을 돌렸다.
자식과 며느리에 쏟는 애정만큼이나 직원에 대한 사랑도 한결 같다는 것이 그를 지켜본 사람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