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외침 아직도 '쟁쟁'
내달 9~10일 분신 30주기 기념 연극
서울 청계천의 평화시장 13평 작업장. 빽빽히 들어낮은 14명의 여공들. 드르륵 드르륵 미싱을 타는 그들의 몸은 혹독한 노동으로 지치고, 열악한 작업 환경 탓에 폐병에 걸려 죽음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때는 1970년. 빈곤에 시달리고 있던 한국 노동현장의 모습이 그랬다. 당시에도 근로기준법이 있었지만, 사용자들은 이를 철저히 무시했고, 노동자들의 고통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 해 1970년 11월 13일. 20대 초반의 젊은 노동자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당겼다. 비인간적인 노동 착취에 대한 저항이었으며, 70년대 노동운동에 불을 지핀 분신자살이었다.
올해는 전태일의 분신 사망 30주기. 극단 한강은 이를 기념해 11월 9~10일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전태일'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 `전태일'은 IMF체제 이후 실업자 및 비정규직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재의 우리 노동현실이 과거 70년대와 비교해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꼬집는다. 그런 의미에서 전태일의 외침은 3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는게 이 작품의 문제의식이다.
전태일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 연극의 입장수익 중 약 10% 정도가 비정규직 노동자m 돕는 기금으로 쓰인다.
서울공연에 앞서 11월 1일 대구에서 초청공연을 가지며, 연말까지 전국의 주요 도시를 돌면서 `노동 열사 전태일'을 기념하는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입력시간 2000/10/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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