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부동산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간부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 12월중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잇따라 시사했다. 최근 두 차례 단행된 금리 인하로 경기 침체를 막는데 충분해 점차 고조되는 물가상승 압력에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메시지다. 그러나 뉴욕금융시장은 FRB의 금리인하를 기대하며 움직이고 있어 금융정책당국과 시장참여자들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FRB가 시장의 기대와 어긋난 금리결정을 했을 경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심한 파동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랜달 크로즈너 FRB 이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현재의 금리 수준은 미 경제가 힘든 시기를 견뎌 낼 만큼 충분히 낮다”며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로즈너 이사는 시장의 기대감을 의식한 듯 “내년에 미 경제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해서 통화 당국이 금리를 반드시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빈센트 라인하트 전 FRB 통화정책국장은 “FRB는 두 차례의 금리 인하로 경기 하강과 인플레 상승의 리스크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 추가 금리 인하를 꺼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4일 윌리엄 풀 세인트 루이스 연준 총재도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감 낮추기에 나섰다. 그러나 예전 같으면 요동을 쳤을 시장은 의외로 무신경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최대 채권 회사인 핌코의 앤드류 볼스 전략가는 “시장 참가자들이 FRB의 정책 결정자들보다 신용 위기에 문제에 더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신용 위기로 미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2조 달러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대출 삭감이 1년에 걸쳐 이뤄진다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고, 2~4년에 걸쳐 이뤄진다면 성장이 매우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대출 축소액은 금융 기관이 상각처리 등으로 손실을 입게 되면 손실액의 10배 가량 대출을 줄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미 금융기관은 서브 프라임 부실로 인해 최대 4,000억 달러 가량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교수도 “서브 프라임 발 주택경기 침체로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에 이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