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강행 사실상 확정
최종발표 연기…반대여론 무마 '시간벌기'
정부는 당초 21일 발표 예정이었던 새만금 사업을 한달정도 늦춰 다음달 말에 최종 결정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정부가 21일 새만금 사업의 계속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3월말로 또다시 연기한 것은 최근 시호화문제가 돌출됨에 따라 환경단체들의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는 반대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시간벌기의 성격이 짙다.
정부는 최근 시화호의 담수화 포기를 선언한 뒤 환경단체로부터 "제2의 시화호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새만금사업도 중단하라"는 압력을 받아 왔다.
하지만 1조1,300억원이나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을 이제와서 그만둘 수 없었기 대문에 결국 "새만금은 시화호와 다르다"며 강행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왜 연기했나
정부가 형식적으로 연기를 발표한 것은 수질대책 미흡과 갯벌의 경제적가치 논란 두가지다. 수질과 관련해 동진강은 별문제가 없지만 만경강의 수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농림부가 내놓은 수질개선대책을 환경부가 검토한 바에 따르면 만경강 상류에 하수처리시설과 축산분뇨 처리시설을 설치하면 총인 함유량을 0.120ppm(기준 0.100ppm)에서 0.103ppm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갈수기때 수질이 곳에 따라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 추가로 지적돼 더 검토를 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이와함께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갯벌의 경제적 가치 논란이 제기된 것도 결정을 어렵게 만들었다.
◇정부의 속뜻은 뭔가
최근 시화호 담수화를 공식 포기한 뒤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로서는 이를 무마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들끓고 있는 상태에서 일정대로 발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것은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달여의 시간을 통해 수질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갯벌개발의 타당성에 대한 논리를 개발할 필요했던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민관합동조사단과 총리실을 중심으로 여러각도에서 심도있는 검토를 해 왔지만 공사 중단의 대안은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결국 정부가 강행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시사했다.
◇환경단체 반발 클 듯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시화호에서 봤듯이 정부가 주장하는 수질 개선대책의 신뢰성을 믿기 어렵고 추가적인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사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지영 환경운동연합 간사는 "총공사비 6조 가운데 1조1,300억원 정도가 투입됐기 때문에 실제 공사 진척도는 20%에 불과하다"며 "갯벌상실 등을 감안할 때 이제라도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그나마 예산낭비를 막는 길"이라고 밝혔다.
오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