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광래호 심리전·용병술 통했다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던 105분을 윤빛가람(경남)이 시원하게 해소했다. 축구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란을 1대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25일 오후 10시 25분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숙적 일본과 결승행 티켓을 두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조광래 심리전 통했다= 이번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 출전국 가운데 유일하게 3전 전승을 거둔 이란을 겨냥해 조광래 감독은 경기 전부터 심리전을 펼쳤다. 조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축구는 고의적인 반칙이 많다. 월드컵에서 성적이 안 좋을 수 밖에 없지 않냐”며 도발했다. 우리 선수들의 의지를 북돋우며 심판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리도록 한 고도의 심리 전술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이란과 경기에서 상대의 거친 플레이로 인해 여러 차례 그라운드에 나뒹굴었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전반 16분 골람 레자 레자에이(페르세폴리스)가 축구화 스터드로 얼굴을 가격해 상처를 입었지만 후반까지 ‘산소탱크’의 위력을 발휘했고 이용래(수원)도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수 차례 넘어졌으나 움츠러들지 않고 제 역할을 다 했다. ◇윤빛가람, 황태자의 컴백= 조 감독의 교체 카드도 적중했다. 조 감독은 이날 후반 36분 구자철(제주)을 빼고 윤빛가람을 투입했다. 윤빛가람은 연장 전반 15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공을 툭툭 치고 들어오다가 강력한 왼발슛을 날려 결승골을 꽂아넣었다. 전후반과 연장 전반을 포함해 100분이 넘도록 부정확한 마무리로 고전했던 한국이 통쾌한 득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윤빛가람은 조광래호가 갓 출범했던 지난 8월 대표팀에 합류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첫 골을 신고했다. 조 감독이 K-리그 경남 사령탑 시절 키운 윤빛가람은 단숨에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올라섰으나 이후 주춤했다. 지동원, 구자철 등에 밀려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 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교체 선수로 뛰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뒤 곧바로 조감독에 달려가 안긴 윤빛가람은 “감독님이 그 동안 채찍질을 해서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나를 분발하게 하려고 그랬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조 감독 “일본 두려워한 적 없다”= 한국은 이제 숙적 일본과 4강에서 격돌한다. 조 감독은 강한 어조로 다시 심리전에 나섰다. 조 감독은 “선수 때부터 지도자를 하는 지금까지 일본을 두려워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국가대항전(A매치) 100경기 출전(센추리클럽)의 금자탑을 쌓게 되는 박지성도 “우리는 우승이 목표다. 일본과 경기는 상당히 재미있을 것이다. 꼭 이겨서 결승에 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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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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