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HIV)에 저항력을 가진 특이항체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려 에이즈 치료백신 개발에 새 돌파구가 열릴 전망이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이언 윌슨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2G12로 불리는 특이항체가 HIV의 `위장술`을 간파함으로써 HIV를 분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2G12 항체는 10년 전 오스트리아 과학자가 한 HIV 감염자로부터 처음 발견했다.
윌슨 박사에 따르면 HIV가 침입하면 이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많은 항체가 만들어지지만 HIV는 인간의 당(糖)으로 스스로를 위장해 항체의 공격을 피한다.
그러나 HIV 감염자 중에서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이 특이항체는 HIV가 사람의 당으로 위장하더라도 그 배열이 인간의 당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는 특이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윌슨 박사는 “이 항체는 항원을 인식하는 두 가지 항원결합분절(Fab)이 서로 교합, 바이러스 세포 표면의 당처럼 다발을 이룬 형태를 쉽게 식별한다”며 “이 항체 생산을 자극할 수 있는 항원을 디자인해 낸다면 에이즈 치료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항체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항원이라고 불리는 침입자 세포 표면의 구조를 보고 이를 침입자로 식별, 면역세포에 도움을 청하거나 직접 공격하는 우리 몸의 중요한 방위체제다.
<임웅재기자 jeali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