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 中 日 바둑 영웅전] 가죽만 남았네요

■ 비금도의 소년



이 바둑을 두기 직전에 이세돌은 도요타덴소배 8강전에서 중국의 시에허7단에게 패하여 탈락했다. 후지쯔배 본선에서 구리에게 패하여 탈락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뼈아픈 패배를 당한 것이었다. 연초에 승승장구하면서 꿈꾸었던 세계선수권 전관제패의 꿈은 허망하게 사라져 버렸다. 도요타덴소배와 후지쯔배는 후에 구리가 모두 차지하게 되었고 구리는 이세돌보다 더 막강한 위용을 뽐내게 된다. 구리를 압도하는 길은 응창기배를 차지하는 것뿐이었으므로 응창기배에 임하는 이세돌의 각오는 자못 심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준결승3번기에서 하필이면 이창호를 만나 제1국을 속절없이 패하고 제2국마저도 흐름이 신통치가 않다. 백78에서 82까지는 사이버오로 생중계실의 홍성지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백84는 화급한 침입. 이것을 게을리했다가는 중원에 엄청나게 큰 흑집이 생길 것이다. 흑85를 두기 전에 이창호는 7분을 생각했다. “제일감은 붙이는 것인데요.”(홍성지) “글쎄. 이창호는 붙이지 않을 거야. 건드려서 강하게 해주는 결과가 될지도 모르니까.”(서봉수) 붙인다는 것은 참고도1의 흑1을 말함인데 백이 2 이하 10으로 안정하고 나면 도리어 흑이 실속 없는 결과라는 것이 서봉수의 설명이었다. 이창호는 중원을 보류하고 흑85로 쳐들어갔다. “그게 있었어.”(서봉수) “백이 가죽만 남았네요.”(홍성지) 수순 가운데 백86으로 참고도2의 백1에 막으면 흑2 이하 6으로 백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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