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위기 충격파 고스란히 반영

근로소득 증가율 역대최저·자산소득도 크게 줄어


28일 나온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충격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욱이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이른바 명목소득이 줄어 들었다는 점은 범상치 않다. 대규모 감세 등으로 기업의 실적을 올리고 이를 통해 나라의 덩치가 한없이 쪼그라드는 것은 피했지만 고용 사정이 좋아지지 않고 기업들의 축소 경영이 이어지다 보니 근로소득자들의 살림살이는 예상보다 훨씬 위축된 것이다.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국민 호주머니까지 채우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근로소득 증가율 최저, 자산소득 크게 줄어=2ㆍ4분기 근로소득은 역대 최저 증가율인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급쟁이들의 생활이 더욱 힘겨워진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2008년 1ㆍ4분기 10.0% △2ㆍ4분기 8.8% △3ㆍ4분기 7.8% △4ㆍ4분기 6.5% △2009년 1ㆍ4분기 2.0% 등으로 6분기 연속 둔화됐다. 이에 따라 명목소득은 329만9,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 줄어 들었다. 지난 1ㆍ4분기에 -13.6%를 기록했던 자산소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나 떨어졌다. 소득은 소폭(-0.1%) 줄고 소비는 크게(1.7%) 늘어나면서 2ㆍ4분기 가계수지 흑자액 및 흑자율은 각각 6.9%, 1.6%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지 흑자액은 지난해 4ㆍ4분기 25.9%를 기록한 뒤 △2009년 1ㆍ4분기 24.4% △2ㆍ4분기 23.5%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2.8%)이 1ㆍ4분기(-3.0%)보다 감소폭이 둔화된 것이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힘들어도 의료비ㆍ교육비는 쓴다=소비는 다소 호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 항목별로 보면 불필요한 분야의 지출을 줄이는 대신 필수적 지출인 보건ㆍ교육 분야의 지출이 늘었다. 의료비 등 보건 지출은 무려 22.5%나 증가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의료수가가 2% 오르고 치과 임플란트 치료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았다. 교육도 정규교육(3.0%)과 학원ㆍ보습교육(3.2%) 분야에서 모두 늘면서 4.4% 증가했다. 유제품 등 물가상승 요인에 따라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출도 1.2% 늘었다. 계층별로는 1ㆍ4분기에는 전계층에서 소비가 줄어든 반면 2ㆍ4분기에는 4분위(-0.6%)를 뺀 1분위(3.4%), 2분위(2.0%), 3분위(4.3%), 5분위(0.2%) 등 대부분 계층에서 소비지출이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한편 소득 격차 수준을 보여주는 소득5분위 배율은 2ㆍ4분기에 5.1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4포인트 하락하면서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5분위 배율인 5.15보다 낮았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3ㆍ4분기에는 근로장려금(EITC) 지급이 본격화되면서 저소득층 소득에 반영돼 1ㆍ4분위 소득이 다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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