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을 가로질러 철마는 달렸다
남북열차 17일 낮 12시 18분, 21분 군사분계선 통과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공동취재단=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철마가 17일 남측 문산역과 북측 금강산역에서 출발해 56년 분단의 장벽을 가로질러 달렸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측 내각참사 등 남북 탑승객 150명씩을 태운 디젤 기관차가 이날 오전11시28분께 파주시 경의선 문산역을 출발해 도라산역과 남방한계선을 지나 낮12시18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다.
남측에서 출발한 열차는 오후1시께 개성역에 도착했다. 이와 동시에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용삼 북측 철도상을 비롯한 남측 탑승객을 태우고 동해선 금강산역을 출발한 북측 기관차도 비슷한 시간인 낮12시21분께 북측 MDL을 넘어 우리 측 제진역에 도착했다.
열차가 한국전쟁의 휴전으로 그어진 MDL을 통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열차가 남북 연결구간을 오간 것은 경의선의 경우 지난 51년 6월12일 이후 56년 만이며 동해선의 경우 57년 만이다.
이 장관은 문산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한반도를 하나로 연결하는 종합적 물류망으로 남북경제공동체 형성과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책임참사도 축사에서 “이제 저 열차는 민족의 염원과 지향을 그대로 안고 통일의 이정표를 향해 달릴 것”이라며 “앞으로도 북과 남이 몰고가는 통일의 기관차가 민족중시ㆍ평화수호ㆍ단합실현의 궤도를 따라 달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남북열차 시험운행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며 “역사가 또 한번 평화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시험운행을 마친 남북 열차는 경의선의 경우 남측 개성공단 근무자들의 출퇴근용으로, 동해선의 경우 금강산 관광용으로 올해 중 부분 개통될 것으로 정부 측은 기대하고 있다.
"평화의 염원 싣고…" 남과 북이 通했다
남북 간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경의선 열차가 17일 오전 56년 만에 남측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 인근 통문을 지나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도라OP=원유현기자
입력시간 : 2007/05/17 17: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