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인터뷰] 장병석 한국소니전자사장

『선진경영 노하우를 일찍부터 도입한데다 세계 곳곳에 거미줄같은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 모기업이 판로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기술개발노력을 펼치지 않았다면 지금의 한국소니는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한국소니전자 장병석사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속에서도 탄탄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비결을 이렇게 설명한다. 張사장은 현재의 한국소니가 두개의 회사로 분리돼 있던 지난 92년 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한국소니는 전자제품 완성품 생산으로 연간 7억달러에 이르는 높은 매출액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남아·중국 등에서 저가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하자 張사장은 모험을 시작했다. 완성품설비를 동남아쪽으로 넘기고 고부가제품인 전자부품 분야로 주력상품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94년 당시 과장이상 관리직 직원들과 나름의 경영평가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대로 가면 당장 몇년은 버틸 수 있겠지만 10년 이후를 보장받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張사장의 회고다. 『주력상품을 전환하는것과 함께 인력감축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張사장은 같이 생활해온 직원들을 무작정 퇴출시키지 않았다. 퇴직자들이 창업을 원하거나 재취업을 원할때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창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생산하는 부품을 납품하도록 배려했고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협력사에 추천하는 등의 방식으로 적극 도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한국소니의 인력감축은 큰 잡음없이 마무리됐다. 현재 연간매출액은 당시보다 오히려 낮은 4억5,0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고부가제품 위주로 사업구조을 전환한 당시의 모험이 옳았음이 입증된 셈이다. 지난해 한국소니는 전세계 90개 소니계열사중 최고경영상을 받았다. 똑같은 조건에서는 한국소니가 세계 어느곳의 소니계열사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얘기다. 한블록 건너 위치한 노키아TMC도 세계 이동전화 단말기수효의 10%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핀란드 노키아 계열사 중 가장 많은 단말기를 생산하고 있다. 『빚을 얻어서 하는 무리한 사업은 절대 하지않습니다. 따라서 재무구조가 탄탄해졌고 초창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던 급여도 지금은 주변지역 어디보다 높아졌습니다』 수출자유지역에 입주한 외국계회사들이 국내경기의 추락속에서도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로 張사장은 합리적인 경영원칙을 고수하는데 있다고 지적한다.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이미 각종 전자부품 설계기술을 중국, 대만, 프랑수, 남아공 등지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기술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지요』 張사장은 올해로 27년째 소니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니맨. 외국계 회사, 특히 일본계 회사에 근무하면서 이익을 내면 남좋은일만 시키는것 아니냐는 주위의 눈총을 의식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사내직원 2,700여명과 협력사 600여명에게 든든한 직장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부심이 대단하다. (0551)294-0311 【마산=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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