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 영웅전] 모략을 피해서

제7보(78∼88)


12분을 생각하고서 장쉬는 흑79로 붙였다. 필자가 보기에는 아주 멍청한 응수 같았는데 서봉수 9단은 이것이 최선의 응수라고 했다. 흑79는 백78이 은근히 노린 모략을 피하는 응수였다. 참고도1의 흑1로 틀어막는 것은 백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는 길이다. 백은 2와 4라는 기막힌 맥점을 준비해놓고 있다. 백12까지 되었을 때 백은 A와 B를 맞보기로 둘 수 있으므로 흑이 크게 망한 결과이다. 백80으로 하나 붙여둔 것은 효과적인 행마였는데 장쉬가 10분간 생각하고 81로 들이밀자 다카오는 순순히 백82로 받았다. 그 순간 서봉수 9단의 옆에 있던 루이 9단이 혀를 끌끌 찼다. “다카오 명인이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 모양이에요.”(루이) 백82로 그냥 받은 것이 이상했다는 얘기였다. 이 수로는 참고도2의 백1로 역습하는 것이 절대수라는 것. 흑이 2로 받을 때 비로소 3에 응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2집 이득일 뿐만 아니라 뒷맛에도 큰 차이가 있다. 흑에게 10의 빈삼각을 강요하고 흑14의 보강까지 안 할 수 없게 하는 효과가 보장된다. 우상귀에서 백이 선수를 뽑아 15로 누르게 되는데 이 진행이라면 흑도 장담할 수 없는 형세였다. 실전은 백88로 공격하는 바둑이 되었는데 이 공격이 과연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을까.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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