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초 경기지표 '혼조양상'…경기전망 '오리무중'

생산·수출·건설 최악 부진…경기선행지수·소매 회복세<br> 경기회복 시기 예측 2분기 VS 하반기로 엇갈려

연초 경기지표 '혼조양상'…경기전망 '오리무중' 생산·수출·건설 최악 부진…경기선행지수·소매 회복세 경기회복 시기 예측 2분기 VS 하반기로 엇갈려 • 산업생산 21개월만에 감소 올들어 국내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달 산업활동 지표는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10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도소매판매, 수출, 설비투자 등 대표적인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추락해 최근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물론 지난해초 경기가 비교적 호조를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base effect)'가 있는데다 지난달 설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크게 줄어든데 따른 영향이 반영됐다는점에서는 다소 안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으나 1,2월 통계만으로는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어 경기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경기지표 '추락'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작년같은달에 비해 무려 7.3%나 줄어들었다. 산업생산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3년 5월의 -0.8% 이후 21개월만에 처음이고, 감소폭도 환란직후인 지난 98년 10월에 기록한 -8.8% 이후 무려 6년 4개월만에 최대다. 또 생산제품 출하도 6.1%나 줄어 역시 98년 10월의 -11.3% 이후 최대 감소폭을나타냈고 설비투자도 3.6% 줄어 한달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건설기성은 민간부문의 부진으로 2.0% 줄었고 건설수주는 무려 20%나 감소해 정부가 체감경기 회복의 관건으로 지목한 건설경기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더했다. 이밖에 도소매 판매도 설 영향으로 소매업에서는 증가했으나 자동차 판매 및 차량연료, 도매업 등의 부진으로 1.6% 줄어들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나타났다. 통계청은 그러나 지난달 각종 생산지표가 이같이 부진을 나타낸 것에 대해 조업일수 감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지나친 경기 비관론을 경계했다. 실제로 올 1,2월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설비투자도 5.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도소매판매는 2.3% 줄어 민간소비 회복세가 본격화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조업일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일이나 감소했다"며 "1,2월 합쳐도 조업일수가 하루정도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지표가그리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행지수 상승 불구, 경기전망 오리무중 정부는 올들어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복세가 완연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로 향후의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지난 1월무려 10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선뒤 지난달에도 전달대비 0.2%포인트 올라 2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선행지수는 통상 실물경기와 3~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다"며 "연초 2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것은 이르면 2.4분기 혹은 3.4분기에 국내경기가상승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서 6개월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99.4로 전달보다 9.1포인트가 올라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오히려 한달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이같은 낙관론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됐다. 더욱이 선행지수의 경우 주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실제 경기상황과는 괴리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다 지난달 호조를 보인 소매업 판매도 설 효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경기전망은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기회복 시기 예측 엇갈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으나 경기회복 시기나 속도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특히 지난달 산업활동동향 지표에서 생산감소는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볼 수 있으나 도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민간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과는 다른 결과라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암운을 드리운 것으로 풀이했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은 "조업일수 단축과 기저효과를 감안해 2월 지표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산업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실망스럽다"며"이런 추세라면 1.4분기 성장률이 2%대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 연구위원은 "이는 경기회복 신호가 아직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회복시기는 하반기에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연구원도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으나 2.4분기 회복을 확언하기는 힘든 상태"라며 "특히 경기회복의 지표가 되는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주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와 실물경기의 시차가 길게는 10개월이나 난다"며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향후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당장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증권의 이효근 애널리스트는 "민간소비와 밀접한 연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와 소비재판매가 감소폭을 줄이거나 플러스를 보이고 있어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승우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정부도 2월 지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실제 결과는 정부 예측보다 더 나쁘게 나왔다"며 "그러나 이는 조업일수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3월들어 실물부문의 속보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수출도 3월에는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이승관기자 입력시간 : 2005-03-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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