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추가급락 없다면 큰 부담 안돼"

[환율 19개월來 최저] ■ 국내기업 영향은<br>올 사업계획 수립때 하락분 반영 원가절감등으로 수출경쟁력 확보 "원·엔, 원·위안화 환율이 더 걱정"

국내 기업들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다소 악영향을 주겠지만 현재 환율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환율이 추가적으로 급락한다면 수출경쟁력이 악화될 수도 있어 향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ㆍ기아차그룹, SK, 포스코 등 주요 국내 기업들은 현재 환율은 이미 예상된 수준인데다 가격 이외의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추가적인 급락만 없다면 환율에 따른 채산성 악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ㆍ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이미 평균 환율을 1,100~1,200원대로 설정했다. 또한 지난해 높은 환율 덕분에 실적이 좋았던 부분을 스스로 인정하고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 품질력 향상 등 비가격적 요소를 강화해 환율 하락에 대비, 체력을 단련해왔다. 따라서 1,100원을 상회하는 현재 수준의 환율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서 당연히 매출ㆍ영업이익에 마이너스 요인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해외 공장이 많고 부품ㆍ세트사업이 복합화하면서 환율이 하락해도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환율 변동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데다 37개 통화로 결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통화가 한쪽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면 심각한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현재 수준의 환율은 이미 예상했던 것이어서 장기적으로 큰 폭의 하락이 없다면 별 영향이 없다"며 "최근 3년 전부터 신차종을 개발할 때 원ㆍ달러 기준환율을 900원에 맞춰 개발하는 등 금융위기 이전의 환율에 맞춰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SK에너지 등 주요 원자재를 해외에서 구매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 역시 추가적인 급락만 없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면 원자재는 싸게 들여올 수 있는 반면 완제품도 낮은 가격에 수출되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다"며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보다는 급등락할 위험이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업계 일각에서는 원ㆍ달러 환율보다 원ㆍ엔 환율, 원ㆍ위안 환율이 기업 경영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높았던 원ㆍ엔 환율 덕분에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원ㆍ엔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전자ㆍ자동차 등에서 라이벌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폭을 3% 이상으로 높게 잡으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해외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중국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 중국 내수경기도 침체되기 때문에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환율이 아주 가파르게 하락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국내 수출기업들은 이미 이 부분에 대해 대응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것은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대였던 원화 강세기에 가격에 의존하지 않고 품질과 브랜드 파워를 높여왔기 때문"이라며 "원ㆍ엔 환율, 원ㆍ위안 환율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보다 비가격적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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