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증시 폭락] 각종지표 잇단 경고음에 '휘청'

기술株 하락 주도…다우 지지선 붕괴경기침체와 기업 이익 부진에 대한 우려로 뉴욕 증시가 30일 급격하게 하락했다. 지난 4월 중순이후 5~6주 동안 상승세를 지속해온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말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저성장 장기화 가능성을 제기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기술주의 낙폭이 심해, 지난 한달여 사이에 41% 상승한 나스닥 지수는 이틀 사이에 8% 가까이 하락, 2,200 포인트가 무너졌고, 4월 저점 이후 52% 상승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최근 개장일수 6일만에 17% 하락했다. 블루칩 30종목의 다우 지수는 개장일수 10일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만1,000 포인트가 무너졌다. 뉴욕 월가의 분위기는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에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바뀌고 있으며, 그동안 상승분에 대한 이익 실현 매물이 급격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 지난주초부터 상승 모멘텀을 잃고 있던 뉴욕 증시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과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1.3%로 추정치(2.0%)보다 낮게 나오자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연방 정부와 민간 기관에서 발표하는 거시 지표들이 잇달아 나쁘게 나오자,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의 증거가 확실하지 않는데도 주가가 과대평가되었다고 반성하고, 적정선으로 후퇴하고 있다. 기업들의 내구재 주문량이 감소하고, 주택 거래가 떨어지고, 기업 이익률이 감소하는 것들이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JP 모건 증권의 투자전략가 더글러스 킬리곳은 "4월과 5월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희망에 차있었지만, 이젠 역의 방향에서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1일에 고용동향과 구매자관리협회(NAPM)의 제조업 지수가 앞으로의 주가 방향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닝시즌 미국 상장기업들은 3개월마다 분기별 매출과 이익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투자자들에게 보고하지만, 그 중간에 경제상황 변화를 투자자에 발표한다. 월가에서는 이를 분기별 발표가 쏟아지는 '어닝 시즌(Earning Season)'과 달리 ''워닝시즌(Warning Season)'이라고 부른다. 30일 주가하락을 선도한 기업은 분기 발표에 앞서 이익 부진을 예고한 선마이크로 시스템스, 레이디오색, 사라리등이다. 이날 나스닥 하락을 주도한 선마이크로시스템은 아시아와 유럽의 주문이 감소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발표, 주가가 13% 폭락했다. 반도체 주는 리먼 브러더스의 대니얼 나일스, 모건 스탠리의 마크 에델스톤등 월가에서 내로라는 애널리스트들이 무더기로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거의 무너지다시피 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램버스, 심플테크등은 10% 안팎으로 폭락했다. 정보통신(IT)업체들의 수익이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시스코시스템스(7.1%) 노텔네트워크(8.7%), 텔랍스(9.2%), JDS(11.6%)등 나스닥 주종목들이 일제히 폭락세를 연출했다. 프랑스의 알카텔과 루슨트 테크놀로지 사이의 인수 협상이 결렬된 것도 기술주 하락을 부채질했다. 기업수익 분석기관인 톰슨파이낸셜은 500대 기업의 2분기 수익률이 당초 전년대비 6.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12.2%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을 바꿔 내놓았다. 기업 수익 호전에 대한 전망이 갑자기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지난 두달 사이에 월가 펀드에 유입됐던 2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자금이 다시 대기상태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 치면서 안전한 수익을 찾는 피난처로 채권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FRB가 또다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은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FRB 연방기준금리의 방향을 예고하는 기금금리 선물금리는 4%로 떨어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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