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개선되지 않는 공기업의 방만경영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단이 조사한 14개 정부투자기관의 2005년도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보고서는 민간기업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한심한 일들이 여전히 빚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지침을 어기고 편법적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구태가 여전하고 직원들에 대한 선심성 출장과 지나치게 많은 해외연수, 직원 자녀들에 대한 입사우대 등의 고질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더구나 일부 공기업들은 감사원 등의 시정권고를 묵살하는가 하면 임직원이 하청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재산을 빼돌리는 부도덕한 행위도 여전했다. 감사원 등의 감사 등 수많은 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의 부조리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내ㆍ외부감시 및 견제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낙하산으로 인한 비전문가에 의한 경영과 그로 인한 조직관리의 이완은 공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임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보신과 무사안일에 빠지다 보니 혁신은 뒷전이고 노조 등 직원들의 요구에도 끌려가기 일쑤다. 외부적으로도 이들의 방만ㆍ부조리경영을 감시하거나 차단할 견제장치가 취약하다. 이번 평가보고서에서도 드러났듯이 이들의 잘못을 견제할 행정부의 공무원들은 어지간한 비리에 대해서는 무감각할 뿐만 아니라 사외 이사들도 전문성 부족 등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기업의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경영이 계속될 경우 그 피해는 심각하다. 시장과 민간의 활력을 떨어뜨림으로써 경제활성화에도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공기업의 모럴 헤저드와 방만경영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익 목적을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공기업은 민영화하거나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 일본이 10년 불황을 극복하고 오늘날 경제부흥을 이룬 것은 공공부문의 과감한 개혁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ㆍ호주ㆍ유럽의 주요 국가들도 공공부문의 수술과 민간활력증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앙 지방 가릴 것 없이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모럴 헤저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기업 스스로 몸집을 줄이고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것이 어렵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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