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깊숙이에서 한복을 꺼내 모처럼 단아한 맵시를 뽐낼 수 있는 설 명절이 다가왔다. 민속 명절이나 중요한 가족모임에서 한복만큼 나를 돋보이게 해 주는 의상도 없는 노릇. 올 설에는 한복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이들도 명절 분위기를 내면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에 눈길을 돌려보면 어떨까. 전통 예복으로 갖춰입는 것은 물론, 양장과 함께 코디해서 독특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이 소개되고 있어, 개성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설빔인 셈이다.
특히 마고자와 두루마기 등 단품 아이템을 갖춰 두면 기존 상하벌에 덧입기만 해도 예복 역할을 톡톡히 해 내는데다, 캐주얼한 양장과 매치시키면 평상복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생활한복업체 `달맞이`는 명절 분위기를 내는 데는 핑크나 레드, 와인 계열 등 화사한 색상이 좋겠지만, 도시적인 현대미를 추구한다면 블랙이나 화이트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제안한다.
전통을 추구하는 정통파들은 화려한 장식이나 문양보다는 파스텔 톤의 자연색조 한복으로 절제미를 표현해보자. 한복업체 `황금비늘`에 따르면 노랑색 계열은 겨자색, 푸른 계열은 쪽색, 붉은 계열은 대추홍색이나 홍시색 처럼 자연 그대로의 부드러운 색상이 올 봄 여성 한복의 주류를 이루겠다. 젊은 세대에서는 저고리와 치마를 보색 대비로 입는 경향이 강한데, 감색 저고리에 홍색 치마, 녹두 저고리에 동백색 치마 등의 색 대비가 무난하다. 50대 이상의 지긋한 연령층이라면 소라색 저고리에 녹두색 치마처럼 동색계열로 입는 것이 세련돼 보이겠다.
예쁜 한복을 갖춰 입었으면 메이크업에도 신경을 써야겠다. 한복은 보통 채도가 높은 편이므로 평소 화장으로는 자칫 얼굴이 죽어보일 수 있기 때문. 태평양 뷰티지원팀은 투명한 피부 톤을 위해 T존과 눈 아래부분에는 피부보다 한 단계 밝은 파운데이션을 살짝 바르고, 아이섀도는 한복의 색상 계열과 어울리도록 선택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복화장의 포인트는 입술. 레드나 오렌지. 와인 등 선명하고 강렬한 색상을 약간 둥글게 그려 부드러운 느낌을 살려보자.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