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대통령 “일본 방위정책 변화에 주변국 경계심“

방일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끝낸뒤 가진 기자회견에 앞선 모두 연설에서 일본의 유사법제 통과와 관련, "모든 나라가 방위력을 보유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나 일본의 방위정책 변화에 대해서 주변국가 국민들이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임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노대통령의 모두연설 전문. 먼저 우리 일행을 이처럼 따뜻하게 환대해 주신 일본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 감사말씀 드린다. 고이즈미 총리와 나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일 양국간에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비전을 논의했다. 그리고 양자 차원을 넘어서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 내용을 오늘 공동성명으로 발표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고이즈미 총리와 나는 양국이 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서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이러한 토대위에서 21세기 미래지향적인 실질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고이즈미 총리와 나는 이번 회담에서 제반분야에서의 관심사항에 대해서 폭넓고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나누고 협력방안을 합의했다. 나는 회담결과에 대해서 매우 만족하게 생각한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께서는 우리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재확인하셨다. 나는 우리 두 정상이 당면과제인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일미 3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한 점을 무엇보다도 의미 있게 생각한다. 지난 달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과 미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과 기자회견 내용을 재확인하고 북한 핵문제 등 제반현안이 해결되는 경우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한‧일 양국간의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고이즈미 총리께서 소상히 설명하셨듯이 우리 양 정상은 작년 월드컵의 성공적인 공동개최로 조성된 양국의 우호친선 분위기를 살려서 한일관계를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여러 협력방안에 합의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고이즈미 총리와 나는 청소년 스포츠 교류 활성화, 각 분야의 차세대 지도자들 간의 교류확대,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개방의 확대, 한국인에 대한 일본입국비자면제의 조기 실현, 김포-하네다간 항공편 조기운항 추진, 한일 FTA 교섭 조기 개시를 위한 노력, 관광교류의 활성화, 사회보장협정과 관세 상호 지원협정의 조기 체결 등에 합의했다. 고이즈미 총리께서 금번 일본 국회에서 통과된 유사법제가 지난 수십년동안 계속 되어온 전수방위의 정신 하에서 외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국민들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자위대가 해외침략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해 주셨으며, 나는 이와 같은 진지한 해명에 대해서 사의를 표했다. 나는 이어 모든 나라가 방위력을 보유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나 일본의 방위정책 변화에 대해서 주변국가 국민들이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임을 언급하고 한일 양국이 신뢰를 갖고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여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이와 같은 모든 문제들도 다 해소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언급하였다. 나는 또한 재일한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문제에 대해서 일본정부가 성의 있는 대응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나는 양국이 서로에 대한 신의와 존경을 바탕으로 이러한 제반분야에서의 합의사항들을 하나하나 착실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양국의 협력이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나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간 실질 협력관계가 발전돼 갈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그리고 고이즈미 총리와의 상호 우의와 신뢰를 돈독히 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두 정상은 필요시 수시로 상호 긴밀히 협의하고 적극 협조해 나가기로 하였다. 회담을 마친 저의 판단은, 오늘 이 자리에서 드린 말씀과 또 공동성명을 통해서 발표한 합의내용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 정상이 모든 것을 숨김없이 서로 격의 없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핵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대화와 압력이 병행되어야 하지만 한국정부 입장으로서는 대화 쪽에 좀더 큰 비중을 두어서 말씀드린 점을 밝혀 두고 싶다. 그러나 앞으로 이와 같은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우리는 이번과 같은 솔직하고 긴밀한 대화를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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