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과 유연한 조직문화로 일본의 자존심인 소니를 따돌렸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2쪽에 걸쳐 지난 97년까지만 해도 변방의 보잘것없는 전자회사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순익과 시가총액면에서 소니를 멀찌감치 제쳤다고 보도했다.
◇삼성의 대역전 드라마=2000년 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0억달러로 소니(750억달러)의 3분의1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올 2월 말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730억달러로 소니(380억달러)의 2배 가량 된다. 2001년 초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150% 급등했지만 소니는 50%나 떨어지며 화려했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경영실적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회계연도에서 560억달러 매출에 100억달러 순익을 기록하며 ‘순익 100억달러 클럽’에 가입했지만 소니는 이달 말로 끝나는 2004회계연도에서 매출 690억달러, 순익은 1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소니를 누른 요인은=기술투자와 브랜드 경쟁력 확보, 유연한 조직문화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은 지난해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70억달러를 자본투자에 사용했고 올해는 투자규모가 1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은 해외 마케팅에도 눈을 돌려 하계 올림픽 후원을 맡는 등 매년 30억달러를 홍보광고에 투자, 이 결과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소니에 맞먹는 126억달러로 급상승했다. 또 소니가 관료문화에 젖어 있을 때 상황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유연한 조직을 갖추고 중요한 의사결정권을 전세계에 나가 있는 현장 관리자에게 과감하게 위임한 것도 삼성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