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파리에서 12명의 사람을 죽인 테러범들은 "선지자 무함마드의 복수를 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그들은 여느 테러리스트들의 방식을 따랐다.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모든 일이 코란을 근거로 신성모독에 대해 적절한 벌을 주는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코란은 신성모독에 대해 어떠한 형벌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오늘날 이슬람 테러리즘이 띄고 있는 수많은 광신과 폭력의 양상들처럼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에 폭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관념은 정치적 목적을 지닌 정치인들과 성직자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성경은 신성모독과 깊게 관련된 책이다. 구약성서를 보면 신성모독 행위와 이를 행한 사람들은 비난과 함께 강한 처벌을 받는다. 가장 유명한 구절은 레위기 24장16절에 있다. '여호와의 이름을 훼방하면 그를 반드시 죽일지니 온 회중이 돌로 그를 칠 것이라. 외국인이든지 본토인이든지 여호와를 모독하면 그를 죽일지니라'
반면 코란에는 신성모독에 관한 구절이 어디에도 없다. 이슬람학자 마울라나 와히두딘 칸은 "코란에는 무함마드의 동시대 사람들이 오늘날 '신성모독 또는 선지자에 대한 모욕'으로 부르는 일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담은 구절이 200개가 넘게 있다"며 "하지만 코란 어디에서도 채찍질·사형 등 신체적 형벌을 집행했다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많은 경우 무함마드는 그와 그의 가르침을 조롱하는 사람들을 이해와 친절로 대했다.
하지만 오늘날 이슬람 지하디스트들이 가진 피비린내 나는 믿음은 무슬림 세계에서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심지어 온건한 무슬림조차 신성모독과 배교는 이슬람에 대적하는 범죄로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파키스탄은 반신성모독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전형적인 국가다.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3월까지 파키스탄에서는 최소 14명이 (신성모독으로) 사형을 선고받았고 19명이 종신형으로 복역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말레이시아·이집트·터키·수단에서도 국민들을 가두거나 탄압하기 위해 신성모독법을 이용하고 있다. 온건한 나라로 분류되는 인도네시아에서는 2003년부터 신성모독을 이유로 120명이 구금됐다.
파키스탄의 극단적인 반신성모독법이 정치적 산물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독재를 한 무함마드 지아 울 하크는 민주적·자유주의적인 반대 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슬람 근본주의를 받아들였다. 그는 파키스탄을 이슬람화하는 일련의 법들을 통과시켰다. 이 법들은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할 경우 예외 없이 사형 또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광신도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면 그 법은 광신도들이 좌지우지하게 된다. 파키스탄에서는 지하디스트들이 정치인들을 포함해 신성모독으로 고발된 사람 수십명을 죽였다.
우리는 테러리즘과 싸워야만 한다. 또 문제의 근원과도 싸워야 한다.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와 유엔(UN) 인권위원회는 신성모독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면에서 보편적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무슬림이 다수인 사회에서 누구도 감히 이 법들을 되돌릴 수는 없다. 서방국가들에서는 누구도 이러한 문제로 동맹국에 맞서지 않는다. 그러나 신성모독은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급진 이슬람주의자들과 서방사회 사이의 최전선으로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다. 이제 서방의 정치인들과 무슬림 지도자들, 지식인들은 신성모독이 코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한다. 또 신성모독이라는 개념이 현대 사회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확실히 해야 한다.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