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박 발주량이 반토막 났지만 초대형·고효율 기술로 무장한 한국은 지난해와 다름없는 수주량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3일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328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기간(2,699만 CGT)의 49.2%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은 592만 CGT를 수주하며 지난해(616만 CGT) 수준을 거의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발주 급감의 충격은 대부분 중국이 떠안았다. 중국은 256만 CGT를 수주해 지난해 상반기(1,186만 CGT)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이 주력으로 삼는 벌크선 발주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세계 벌크선 발주량은 55척, 93만 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585척, 1,162만 CGT)의 12분의 1 규모다. 한국은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고효율 액화천연가스선(LNG)을 독식하다시피 하며 조선업 불황을 이겨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268만 CGT을 수주해 지난해 (604만 CGT)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지만 중국을 12만 CGT 차이로 제치며 세계 2위에 올랐다. 반기 수주실적에서 일본이 중국을 앞선 것은 2005년 상반기 이후 10년 만이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4,096만 CGT로 여전히 1위다. 이어 한국(3,280만 CGT), 일본(1,969만 CGT) 순이다. 중국은 2008년 10월 수주잔량에서 한국을 제친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신규 수주 감소로 한국과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