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진핑 잇단 민생 투어… 리커창 연일 개혁 목청

■ 중국 3중전회 D-4<br>빈곤 지역 돌며 사회보장 등 강조<br>기득권 텃세 강해 성과는 미지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10년간의 국정운영을 담은 종합개혁안 발표를 앞두고 의도적인 민생행보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비해 리커창 총리는 연일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오는 9일 시작되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논의될 각종 개혁안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일 후난성 회위안현의 투자족과 묘족 마을을 찾았다. 유자를 따는 농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 주석은 "빈곤구제가 구호에만 그쳐서도 안 되고 너무 높은 목표를 잡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실사구시의 생산 ▦기본 공공보장 ▦교육기회 보장을 실질적으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말은 3중전회의 개혁목표 가운데 하나인 사회보장제도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재정 등과 맞물려 있는 사회보장제도 개혁에 반대하는 일부 기득권 세력에 대한 경고로도 읽힌다.


시 주석의 이번 투자족과 묘족 마을 방문은 지난 2월 국가주석 취임이 결정되는 전국인민대표자회의를 앞두고 하늘 아래 가장 가난한 마을로 불리는 간쑤성 위안구두이촌을 방문해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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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이 낮은 행보를 보이며 민생을 강조했다면 리 총리는 개혁 반대파를 직접 겨냥했다. 중국정부망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달 31일 경제전문가 및 기업인과의 좌담회에서 기득권 구조 타파를 역설했다. 리 총리는 "현재 (중국의) 개혁은 이미 심층구간에 들어섰으며 험난한 여울을 건너야 하고 필연적으로 고유의 이익구조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며 "개혁을 진전시키려면 기득권을 손봐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가 지적한 고유이익은 3중전회 개혁의 난제 중 하나인 국유기업 개혁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3중전회에서 중국의 뿌리깊은 기득권 세력인 국유기업 개혁에 진전을 이뤄낼지는 불분명하다. 석유방ㆍ가스방ㆍ전기방 등 국유기업 세력은 이미 정치권력으로 변해 중국 지배구조의 상위층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패 호랑이로 불렸던 석유방의 대부 저우융캉 전 정법위 서기에 대한 결정을 아직도 미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의 공산당 총서기 취임 1년은 개혁세력과 보수세력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SCMP는 이번 3중전회가 '새 공산당 지도자가 개혁주의자인가 아닌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는 자리라며 취임 1년을 앞둔 지금 시 주석의 통치철학에 대해 답보다는 의문이 더 생겨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존 스톤 중국센터 연구원은 "시진핑에 대한 기대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정치개혁에서 실질적인 발전이 없다는 점 때문에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부패척결에 나서고 경제개혁을 추진하며 우측으로 몸을 돌리는가 싶으면 마오쩌둥식 대중노선을 택하며 고개는 다시 좌측으로 돌리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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