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콜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전망

한국은행이 작년 10월을 필두로 이달까지 세차례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모두 한달씩 걸러가며 징검다리 건너듯 콜금리를 올렸다. 이번달 콜금리 인상의 배경은 환율과 국제유가 급등 등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금융통화위원회가 그만큼 경기 회복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승 한은 총재 스스로 자산 거품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최근 일부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재차 급등하고 있는 점, 그리고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이번 콜금리 인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 두드러지는 경기회복세 이번 콜금리 인상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의 빠른 경기 회복세다. 경기가 회복된다는 단순 사실보다 기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되고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2%로 한은이 당초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예상 수치를 넘어서는 수준의 가파른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작년 12월 서비스업 생산증가율은 6.5%로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매업생산은 4.4% 증가해 2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내수회복세가갈수록 뚜렷해지는 추세다. 12월의 산업생산은 11.3% 늘어 두달 연속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유지했으며 설비투자는 13.1% 증가, 모처럼만에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회복했다. 이 같은 지표들은 작년 4.4분기에 이어 올 1.4분기에도 뚜렷한 호조세가 감지될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올 1월 소비자물가는 1년전에 비해 2.8% 상승, 비교적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 1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로 0.6% 상승, 석달만에 다시 오름세로 반전했다. ◇ 미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도 콜금리 인상 요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말 미국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연 4.50%로 끌어올려 우리 콜금리와의 격차를 다시 0.75%포인트로 벌렸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에서 최근 물러난 앨런 그린스펀이 사석에서 경기과열을 우려하며 통화 긴축, 즉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한 후 미국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물론 현재 한미간 정책금리 차이가 자금 유출 현상을 불러올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다만 양국간 금리차이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거나 시장금리 역전으로 이어지면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1~2차례 금리를 인상한 후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요즘은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더 올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참여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지적했다. ◇ 부동산시장 불안도 변수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것도 금리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박승 한은 총재는 올해초 신년사와 확대 연석회의 등에서 "과잉 유동성이 자산가격의 거품을 조장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부동산대책회의에 박 총재도 참석, 한은이 콜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급등을 잠재우기 위해 측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작년 10월 이후 두차례의 콜금리 인상만으로 자산 거품을 진정시키기에는 모자람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5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논란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앞당겨 금리인상한 것으로 여겨진다. ◇ 추가 인상 시기는 3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박승 총재는 이제 마지막 한번의 금통위를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금통위에서 또 한번 금리 인상에 나설지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면 마지막 카드를 '인상'으로 쓰겠지만여타 불확실한 변수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추세는 경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인상이 가뜩이나 심각한 원화 강세 기조에 기름을 뿌리면서 원화 대비 달러 및 엔화 가치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금리와 환율의 상관 관계가 그리 강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부담요인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주식시장 역시 한차례 홍역을 한번 치른 터라 금리 인상 충격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LG경제연구원의 조영무 선임연구원 "환율 유가 등 대외변수가 반영된 경기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2월에 올렸기 때문에 3,4월엔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3월 금통위에서의 콜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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