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세계트렌드 통해 글로벌시대 투자이론 제시
■ Where the money is
(보브 프뢰리히 지음/청림출판 펴냄)
'나비효과'라는 게 있다. 아마존 유역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개 짓을 하면 남아메리카에 부는 바람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고, 이 바람은 다시 태평양 연안에 기상 변화를 일으켜 러시아에는 눈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기상이론이다. 1960년대 초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발견한 이론으로 기상변화의 세계적 연관성을 입증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글로벌 경제 시대 '나비효과'가 투자이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금융전문가 보브 프뢰리히는 'Where the money is'에서 기상이론인 '나비효과'를 경제이론에 접목, 10년 이후 돈의 흐름을 예측하는 안목을 제공한다.
왜 경제에 '나비이론'인가.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전세계는 서로서로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져 있으므로, 표면적으로는 하찮아 보이는 것도 연쇄작용에 의해 그 결과는 대단한 충격을 몰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비의 날개 짓 정도에 불과한 타이의 통화정책 변화도 이전에는 기껏해야 타이 부근의 남아시아 지역에나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주식시장인 미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나이이론에 입각해 '섹터노믹스'라는 독특한 투자이론을 제시한다. 최소한 10년을 내다보고 돈을 거는 장기 투자이론이다. 요약하자면,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의 시장 역시 테크놀로지와 결합되면서 하나로 연결돼 있으므로, 어느 한 나라에서 발생한 정치ㆍ경제적 사건이 그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 시장에 고루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이전과 같은 개별기업이나 특정 지역 중심의 투자보다는, 이를 초월한 '섹터' 중심의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섹터란 업종과 비슷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유망섹터는 어떤 것들이며,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이 책 'Where the money is'의 핵심이다. 저자는 유망섹터를 감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려면 먼저 세계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며, ▦인구통계학적 트렌드 ▦글로벌화 트렌드 ▦테크놀로지 트렌드 ▦정부 트렌드 등 5가지 핵심 트렌드를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저자는 특히 인구통계학적 특징을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는다.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을 이끄는 최대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노인 붐, 출생률의 폭락 등 세계적인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노인 중심의 섹터가 급부상하리라 내다보고, 아시아의 10억에 이르는 롤러브레이드 세대(10~24세)는 소비재 시장을 밝게 할 것이라 전망한다.
'글로벌화 트렌드'에서는 미국ㆍ유럽ㆍ일본ㆍ이머징마켓 등 4개 영역의 변화를 예측한다.
미국의 현안은 무역적자, 달러화 약세, 신용카드 폭증문제, 저축률 저하 등이고, 유럽은 독일의 세제개혁과 퇴직저축 증가로 인한 주식투자 급증 등이다. 일본은 날로 심각해지는 고령화현상, 이머징마켓은 중국경제의 급부상이 집중 검토된다.
'테크놀로지 트렌드'의 최대화두는 역시 인터넷. 저자는 인터넷은 시장의 성격을 크게 뒤바꿔놓았으며, 특히 소매유통 섹터에 미친 영향이 막대하다고 강조하면서 "인터넷 유통에 성공하고자 하는 소매업자라면 테크놀로지와 마케팅 능력을 고루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밖에 '정부 트렌드'에서는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정부의 규모 축소와 정부기능의 민영화를, '비즈니스 트렌드'에서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수ㆍ합병 붐의 원인과 향후 추이를 짚어낸다.
저자는 이렇게 다섯 가지 핵심 트렌드를 두루 살피고 나서 '섹터노믹스'에 입각한 유망섹터 다섯 분야를 간추린다. 우선 노령화 추세에 따라 제약섹터가 가장 유망하고, 인터넷의 무한확장에 힘입어 IT섹터가 급부상하게 되며, 금융서비스 섹터와 에너지 섹터, 텔레커뮤니케이션 섹터 등이 핵심 트렌드의 흐름상 유망할 것으로 점친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