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의 터줏대감인 대만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만 업체들은 가전제품을 사면 보조금을 주는 중국 정부의 '가전하향' 정책에 편승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최근 한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선두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ㆍ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올 2ㆍ4분기 중국 LCD 패널 시장에서 1ㆍ4분기보다 2%포인트 높은 4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1위인 대만 기업들의 점유율은 47%로 직전분기와 변화가 없어 양국 간 시장점유율 격차는 5%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전자가 2ㆍ4분기에 1ㆍ4분기(19%)보다 6%포인트 끌어올린 24%를, LG디스플레이도 18%를 기록했다. 반면 대만의 최대 패널 제조업체인 CMO의 경우 1ㆍ4분기 40%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ㆍ4분기에는 31%로 크게 떨어졌고 CPT는 5%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다만 AUO는 1ㆍ4분기 6%에서 2ㆍ4분기 15%로 대만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직전분기보다 시장점유율이 높았다. 일본 패널업체인 샤프와 IPS알파의 점유율은 각각 3%, 1%에 그쳤고 중국 업체인 BOE와 SVA-NEC는 각각 2%, 1%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북미시장 못지 않은 대형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LCD 패널 시장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양강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업체들은 자사가 제작하는 TV에 사용되는 물량 정도만 감당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고 있고 중국 업체들은 아직 6세대 이상 크기의 패널을 만들 시설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중국에 8세대 설비투자를 결정했고 삼성전자도 8세대 투자를 저울질하는 등 국내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TV 수요가 증가하면 패널 기술력을 확보한 우리나라 업체들이 유리하다"며 "국내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기 때문에 조만간 대만 기업들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