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측방문단 엿보기-"김대중 대통령에 고맙다"

북측방문단 엿보기-"김대중 대통령에 고맙다"『우리가 얘기하는 김정일 장군님과 여러분이 말하는 김대중 대통령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서울에서 꿈에도 그리던 가족들을 만난 북측방문단의 리록원(70)씨와 문병칠(68)씨가 17일 가족들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서울에 온 북측 이산가족들이나 남측상봉단을 만난 북한 가족들 모두 아직까진 『김일성 주석님과 김정일 장군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간간이 남쪽의 대통령을 인정하는 발언을 할 정도로 북한 동포들의 모습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도 남과 북의 체제를 서로 인정하려 하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평양에서 남측 상봉단 안내업무를 맡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라모(43)씨는 『남측 시사주간지 모 기자 글을 재밌게 읽고 있다』는 등 남쪽 사정에 정통한 모습을 보여 방문단을 놀라게 했다. 물론 민족경제협력연합회나 적십자사 등 대남사업에 관련된 사람들에 국한된 얘기이긴 하지만 북쪽에서도 점차 남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노모 및 동생들과 롯데월드 민속관을 둘러본 서기석(67)씨는 『우리 민족은 단군민족인데 여기에 대한 역사가 없어 보였습니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단군상 설립과 관련해 찬반입장이 팽팽한 남한과 달리 북한은 한민족 역사의 시조인 단군 할아버지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이 평양 남측상봉단 관람 일정에 단군릉을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남과 북이 국조인 단군에 관한 공동연구를 통해 한뿌리임을 공감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평양에 간 남측 상봉단중 김희조(73) 할머니 등 2~3명이 북측이 생존해 있다고 통보한 가족들을 만나려 했으나 이미 숨진 것으로 드러나는 등 북측의 행정망이 의외로(?) 허술한 면도 엿볼 수 있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8/17 18:2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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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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