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크리에이티브 창조/창립 10년만에 광고계 11위/세진 진돗개·보해 김삿갓 등/숱한 화제의 광고 양산/각종상 수상… 작년 매출 600억「도전은 모험과 용기이며, 창조는 파괴와 새로움이다.」
광고회사 웰콤(대표 박우덕)이 내건 기치다.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세계시장의 도전에 나선 웰콤은 한국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창조하기 위해 파괴를 거듭하고 있다.
「미쳤군」이라는 카피와 함께 60년대 미니스커트 차림의 윤복희를 선보인「신세계 백화점」, 프리미엄 소주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한 「보해양조의 김삿갓」, 세간의 논란이 됐던 「프로스펙스의 정신대 광고」, 남녀의 뒷나신을 보여 화제를 뿌린 「에바스 샴바드」, 「삼성전자 문단속 냉장고」 등 웰콤은 상식의 틀을 깨트리며 우리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서고 있다. 최근 광고시장의 한 획을 긋는 것으로 평가되는 「세진컴퓨터 진돗개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웰콤은 한국식 크리에이티브 개척에 50명의 전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밤이 깊은 11시 30분. 서울 중구 장충동 1가에 자리잡은 덕양빌딩 6층에는 불이 환하다. 회의실에는 박우덕 사장을 비롯해 문애란 부사장, 민영훈 국장 등 회사 간부들이 모여 「대우자동차 V100」 광고 기획회의를 벌이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 등 수십여명의 사원들이 밤을 지새가며 일과 씨름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웰콤에겐 전혀 낯설지 않다.
하루이틀일도 아니다. 퇴근 시간도 훨씬 지났고, 누가 남으라고 지시 한 것도 아니지만 웰콤 식구들은 자진해서 자신의 일들을 열정적으로 즐기고 있다.
웰콤이 자신있게 내세우고 있는 무기가 바로 막강한 맨파워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합리적인 조화. 지난 87년 설립, 올해로 10살이 된 독립광고회사 웰콤의 현주소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3년 취급고 85억원에 시장순위 42위였던 웰콤은 94년 1백64억원 29위, 95년 3백77억원 15위를 거쳐 지난해엔 6백억원을 올려 11위로 올라섰다. 올해엔 약 1천억원을 달성해 10위권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수치만 보고 웰콤을 판단하면 그것은 진면목이 아니다. 지난 90년 한국광고대상 금상수상(에바스 화장품)을 비롯해 93년 소비자가 뽑은 광고상(사조마을), 94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95년 대한민국 광고대상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수상경력은 웰콤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하는데 약간의 「참고자료」가 된다.
웰콤의 궁극적인 목표는 순위나 숫자놀음이 아니다. 『해외업체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한국적인 크리에이티브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박사장 이하 모든 이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국내업체가 광고기획은 뛰어나지만 창의력에서는 외국에 뒤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크리에이티브 수준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강렬한 비주얼, 간결한 카피, 그리고 넓은 여백」. 광고업계에선 조금씩 웰콤식 광고가 정착해 가고 있다.<홍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