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 한국 상대 특허소송 총공세 나섰나

후지쓰·마쓰시타 이어 이번엔 도시바 소송<br>한국추격 위기감-정부ㆍ업계 공동대응 시급

첨단기술의 특허권을 둘러싼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마쓰시타가 지난 1일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특허침해를 이유로 도쿄법원 및 세관에 LG전자 PDP 모듈에 대한 수입금지 가처분신청 및 통관보류 신청을낸 데 이어 이번에는 도시바가 하이닉스반도체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냈다. 도시바의 이번 소송은 올 봄 삼성SDI와 일본 후지쓰간 PDP 분쟁에서 촉발된 한-일 기업간 특허권 싸움이 자칫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전자산업 전반으로 확대될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도시바는 반도체 중에서도 최근 부상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관련 특허 3건을 문제삼았다.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는 전원을 끄면 데이터를 잃어버리는 D램, S램과달리 전원을 끊어도 데이터가 없어지지 않는 메모리로,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데이터를 보존하는 롬(ROM)의 장점과 정보의 입출력이 자유로운 램(RAM)의 장점을 모두갖고 있어 비휘발성 메모리로 불린다. 읽기와 쓰기가 자유로운 고성능, 고신뢰성의 메모리 제품으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며 디지털카메라, MP3, 메모리카드, 휴대전화등 다양한 디지털 제품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특허권과 관련해 한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은 진작부터 감지됐다. 샤프를 비롯한 일본업체들이 수년 전부터 중요한 제조기술은 특허를 내는 대신공개하지 않고 꼭꼭 숨겨두는 이른바 `블랙박스' 전략을 쓰고 있는 것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한국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블랙박스 전략을 통한 첨단기술의 비공개는 이미 보편화된 기술에 대한 특허분쟁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샤프는 CG실리콘 기술을 비롯해 LCD TV의 핵심 기술을 사내 블랙박스에 저장하고 있고, 마쓰시타전기도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특허출원을 포기한 것은 물론 관련부서원이 아니면 내부 직원의 접근조차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대만, 일본 등 3개국이 세계 LCD 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특히 한국이 전세계 LCD 생산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PDP의 경우도 상황이 비슷하다. 2001년까지만 해도 일본기업이 전체 시장의 97%를 차지할 정도로 사실상 독점 지배하고 있었지만 삼성SDI, LG전자 등 한국기업들이기술개발 및 설비증설을 통해 최근 시장점유율을 약 50%까지 올려놓았다. 최근 마쓰시타가 LG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내자 일각에서는 일본 업계와 정부까지 나서 한국을 상대로 특허전쟁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권과 첨단기술에 대한 일본의 한국 견제는 이미 오래 전 시작됐고 특허소송이라는 형태로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며 "업계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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