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인수합병(M&A) 계획이 중도에 무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M&A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통상 MOU 체결은 M&A를 기정사실화하는 절차로 인식되는데 갑작스러운 계약 무산과 그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입는 투자자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M&A 협상은 기업가치에 도움이 안된다면 언제라도 결렬될 수 있는 만큼 M&A 재료를 무조건 호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과 최종 성사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2일 대림수산은 지난 6월21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우선협상대상자인 오뚜기와 체결했던 MOU가 8월20일자로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오뚜기도 이날 양자간 의견차이로 인해 인수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M&A 무산 소식에 이날 피인수기업인 대림수산 주가는 전날보다 650원(3.54%) 하락한 1만7,7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오뚜기는 소폭 올랐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도 디지털TV 업체인 디지탈디바이스가 지난달 체결한 경영권 매각 계약의 잔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계약이 무산됐다고 공시했다. 이 소식에 경영권 매각 직후 3,200원까지 올랐던 디지탈디바이스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25원(7.84%) 하락한 1,47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다 된 줄만 알았던’ M&A가 무산된 사례는 올 들어 여러 차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월 한창과 세원텔레콤의 M&A 계약이 무산돼 한창의 주가가 공시 다음날 12%나 폭락했다. 한때 2,100원대로 올라섰던 한창은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현재 1,3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6월에는 LG전자가 KTF의 휴대폰 자회사인 KTFT를 인수하려던 계획이 물거품됐다. LG전자 주가는 MOU 무산사실을 공시한 15일 7% 가까이 급락했으며 KTF도 당일 주가가 2.6%가량 하락하면서 3만원대이던 주가가 8월 중순까지도 2만원대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인수계약 결렬 공시가 속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주 플라스틱 금형 압출성형업체 제이엠피의 남선알미늄의 인수가 무산돼 양사 주가가 당일에만 각각 10% 이상씩 급락했으며 LCD 장비업체 태화일렉트론도 6월 체결했던 경영권 매각 계약이 중도금 미지급으로 무산되는 과정에서 이달 초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 한때 1만원대이던 주가가 4,000원대로 급락했다. 이밖에 영상기기부품 업체 마스터테크론도 경영권 매각이 무산돼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다.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은 “MOU까지 체결된 M&A 계약이 무산될 경우 피인수기업은 독자생존 가능성이 취약하거나 경영권이 부실한 경우가 많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