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별위원회가 특위활동의 문제점을 지적한 노무현 대통령의 100분 토론 발언을 문제 삼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비난했다”며 청와대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29일 오후 한미 FTA 특위가 개회되자마자 홍재형 특위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어제 방송대담에서 ‘국회가 이따금 한번씩 (회의) 열어 가지고 (정부에) 서류 보자고 하고 안 보여준다고만 할 뿐이지, 실제로 지금 회의를 일주일마다 여는 것도 아니고, 느긋하게 하고 있더라’며 국회 특위를 사실과 다르게 비판했다”며 “대통령의 상상에서 나온 말인지 누가 허위보고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해명을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특위가 7월 말 구성된 후 9번 회의를 열어 한주에 한번 이상 회의를 열었는데 대통령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특위 활동에 대해 보고를 제대로 못했다”며 “잘못한 것 같다”고 보고누락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의원들의 성토는 계속됐다.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할 때 여당과도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는데 난데없이 국회에 책임을 전가하며 불필요한 적과 논쟁을 만들고 있다”며 “대단한 직무유기를 저지른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중식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의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거듭 사과했지만 일부 특위 위원들이 대통령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면서 이날 회의는 결국 유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