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국내 유화업계에 '반덤핑 최후통첩'?

"한국정부 관계자들 직접 들어와 무역마찰 협의하자"<br>中협회서 공문 보내… 사장단등 15일 방문 1차 협상


중국 석유화학 업계가 한국산 유화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의 유화제품 소비국이자 한국 유화업계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할 경우 국내 관련산업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8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중국석유화학공업협회는 지난달 27일 허원준 한국석유화학협회장 앞으로 “한국산 폴리에틸렌(PE)와 폴리프로필렌(PP)이 저가로 중국 시장에 들어와 자국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무역마찰을 완화할 방법을 함께 찾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중국석유화학협회는 “중국의 유화 관련 기업들은 이미 여러 차례 한국산 PP, PE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를 중국 상무부에 강력히 요청했다”면서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및 관련 기업,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협회 및 관련기업, 상무부와 함께 협의를 통해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협회의 공문은 삼성토탈, 호남석유화학, LG화학 등 PE와 PP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대형 유화업체에도 함께 전달됐다. 유화업계는 중국석유화학업계의 이 같은 공문을 ‘최후 통첩’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유화업계가 “한국이 중국으로 와서 논의해야 한다”고 까지 통보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화업계는 중국 측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이자 당장 지난 2000년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중국은 한국 정부의 마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무역보복으로 한국산 PE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고, 이에 따라 국내 모든 나프타분해공정(NCC) 및 PE 공장은 약 한달 간 가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업계는 PE와 PP의 중국 수출이 제한 또는 중단될 경우 관련 공장 뿐만 아니라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주로 생산하는 나프타분해공정(NCC)까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PE 한 품목에 대한 조치의 파장이 그렇게 컸는데 이번엔 PP까지 문제를 삼고 있어 파장이 더욱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유화업계가 중국 측으로부터 원망을 살 정도로 PP, PE를 중국 시장에 밀어낸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 이후 나프타 가격이 급락하자 업계는 비싸게 샀던 비축분을 조기에 소진하고 값싼 새 원료를 투입, 제품을 생산하기위해 영업망을 풀가동해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이 덤핑을 친다”며 호소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반덤핑 조사에 해당하는 기간이 통상 1년이기 때문에 가을 이후 일시적인 저가 공세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 가능성은 적다”면서 “중국 측과의 협상을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및 업계 사장단 10여명은 오는 15일 중국을 찾아 중국석유화학공업협회 및 상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1차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용어설명

PP와 PE는 나프타를 분해해 나오는 액체 상태의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원료삼아 만드는 합성수지 제품으로 범용부터 고부가가치 플라스틱까지 용도가 다양해 '산업의 쌀'로 불린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LG화학, 호남석유화학, 삼성토탈, SK에너지, GS칼텍스, 대림산업, 대한유화공업 등 주요 유화업체가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등 PE 및 PP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생산량의 30~40%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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