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脫성매매여성 '창업 새삶'

자금지원제도 운영후 첫 성공사례 눈길

25일 오후 서울시내에 피부관리실 한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피부관리실과 다름없는 곳이지만 앞으로 이곳을 운영해나가야 하는 김소연(가명ㆍ29) 사장의 책임감은 일반 창업자들에 비해 훨씬 막중하다. 지난해 11월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창업자금지원제도가 생긴 뒤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에 성공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날 ‘피부관리실장’이란 새 호칭을 얻게 된 김씨는 2년 전만 해도 집창촌의 성매매 여성이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언니ㆍ여동생과 함께 찾아간 외할머니 댁이 너무 가난해 중학교를 자퇴했던 김씨. 열일곱살 때 가출해 티켓다방에 발을 들이면서 전국 곳곳의 집창촌으로 팔려다니는 고통스러운 생활이 시작됐다. 병고와 빚에 시달리던 그녀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넨 곳은 ‘여성긴급전화 1366’. 1366은 그녀에게 자활을 시작할 수 있는 ‘쉼터’를 소개해줬고 김씨는 쉼터 관계자들과 함께 채무를 해결하고 질환을 치료해나갔다.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이었다. 하지만 쉼터 관계자들의 격려 속에 김씨는 직업훈련을 시작, 피부관리사자격증도 따냈다. 지난해 11월에는 창업자금 3,000만원을 지원받는 데도 성공했다. 그동안 김씨를 지켜봐온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김씨는 현재 대학진학까지 꿈꿀 정도로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다”며 “탈성매매 여성 중 처음으로 창업을 한 만큼 다른 동료 여성들의 본보기로서 반드시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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