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체놀트 부사장서 승진/7년후 회장겸 CEO 보장도 받아【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 1백대 기업에 처음으로 흑인 사장이 임명됐다고 해서 떠들석하다. 노예해방으로 피부색깔이 검든 희든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이 마련된지 1백년이 지났지만, 부를 창출하는 기업의 세계는 지금껏 백인의 아성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미국의 1백대 기업으로 흑인에게 맨처음 사장 자리를 내준 회사는 크레딧 카드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사. 포천지 선정 랭킹 65위에 해당하는 아멕스사는 27일 케네스 체놀트 부사장(45)을 사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아멕스의 하비 골럽 회장은 체놀트 사장이 회사의 2인자로서 앞으로 7년후 자신이 은퇴하면 회장겸 최고경영자(CEO)가 될 것이라며 후계자 구도에서 그를 사장에 임명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대기업에서는 사장이면 CEO를 겸하는게 보통이지만, 체놀트씨는 사장에 올랐어도 CEO보다 한단계 아래인 최고관리자(COO)에 머물러있다. 그렇지만, 그는 부사장이었을때 경쟁자였던 척 파, 존 리넨 등 두 명의 부사장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게 됐고, 조만간 CEO가 된다는 보장을 받아놓고 있다.
그는 사장에 임명된후 『피부 색깔이 미국사회에서 주요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아멕스에서는 전적으로 업무실적에 의해 평가 받아왔다』고 말했다.
흑인 기업인으로 미국에서 지금껏 가장 출세한 사람은 케이블회사인 타임워너사의 리처드 파슨스 사장이었다. 그러나 타임워너는 포천지 선정 랭킹 1백위권에서 벗어나 있고, 파슨스씨는 체놀트씨처럼 타임워너의 후계자로 분명한 언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체놀트씨는 흑인으로는 가장 큰 회사에서 회장까지 오르는 기업인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밖에 제록스사의 배리 랜드 부사장이 체놀트씨처럼 흑인으로 사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체놀트씨는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한후 지난 81년 아멕스에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