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앵그리맘 "차라리 직접…" 셀프보육 관심 급증

인터넷 카페 등서 가정보육교사 조언 구해… 여가부 아동 돌보미 사업 문의도 늘어

20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한 아이가 아동학대 근절을 호소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최근 인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잇달아 불거져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두살배기 첫째와 100일이 막 지난 둘째를 키우고 있는 주부 김지숙(33·가명)씨는 올해부터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이었으나 마음을 접었다. 최근 여기저기서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소식을 듣고 도저히 보낼 엄두가 나질 않은 것이다. 대신 김씨는 다양한 책으로 체계적인 보육을 집에서 하는 이른바 '책육아'를 하기 위해 인터넷 육아 카페 등에서 경험자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김씨는 "둘째를 낳고 힘이 들어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었는데 최근 어린이집 폭행 사건 이후로 책육아를 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어떤 종류의 책을 사야 할지 여기저기서 정보를 구하고 있다"며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며 키우다가 6~7세 정도에 바로 유치원에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화가 난 '앵그리맘'들이 "이럴 바에야 차리리 직접 키우겠다"고 나서며 이른바 '셀프 보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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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터넷 육아 카페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책육아와 가정보육교사 등을 문의하는 글들이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고 있으며 전화문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세살배기 딸을 어린이집에 보냈던 서울 마포에 사는 직장인 박모(32)씨는 "이번 폭행 사태를 보면서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고 더 이상 어린이집을 믿지 못하게 됐다"며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친구들이랑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 당분간 휴직을 하고 직접 키우거나 가정보육교사를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정부에서 매월 10만원씩 받는 양육수당으로 보육을 위한 책을 구입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지 않은 셀프 보육자를 위해 연령대별로 월 10만~20만원씩의 양육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국 시도에서 유일하게 가정보육교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는 보육교사자격증이 있는 검증된 교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원하는 가정에 1대1로 매칭시켜주고 있다. 만족도가 높은 교사와는 재계약을 하는 식으로 자질검증을 까다롭게 하다 보니 부모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가정보육교사제도 이용 가정의 95%가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 제도를 벤치마킹한 여성가족부의 아이 돌보미의 보육교사 지원사업이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만큼 중복 시행을 피하기 위해 경기도 가정보육교사 사업은 올해 종료될 예정이다.

경기도 육아종합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정보육교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받더라도 개인교사를 쓰는 만큼 가정에서도 상당 부분 비용이 추가되기는 하지만 검증된 교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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