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가 이번주부터 열전에 들어간다. 플레이오프는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바클레이스 대회를 시작으로 최종 4차전 투어 챔피언십까지 4개 대회를 치러 최종 승자를 가린다. 4개의 각 대회에는 메이저대회 급인 총상금 800만달러(우승상금 144만달러)씩 걸리며 다음 대회로 갈수록 성적에 따라 하위 선수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된다. 4개 대회 포인트 합산 1위를 차지한 선수가 상금 외에도 1,000만달러(약 112억원)의 거금을 보너스로 받는 '돈 전쟁'이다.
◇지금까지 성적은 잊어라=2007년 미국 운송회사 페덱스 후원으로 창설된 플레이오프는 야구의 포스트시즌 격이다.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BMW 챔피언십, 투어 챔피언십 등 4개 대회로 구성된다. 2007년 이전까지 PGA 투어는 8월 4대 메이저의 마지막 대회인 PGA 챔피언십으로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 이후 B급 대회가 열렸지만 정상급 선수들은 외면했다. 골프대회에 대한 흥미와 TV 시청률을 좀더 오래 유지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다.
정규시즌 내내 각 대회의 성적에 비례해 페덱스컵 포인트를 부여해 상위 125명의 플레이오프 진출자를 가린다. 플레이오프 4개 대회의 우승 포인트는 정규시즌 대회의 5배나 된다. 올해 정규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1위인 타이거 우즈(38ㆍ미국)의 점수는 3,059점. 하지만 플레이오프 대회마다 우승 포인트가 2,500점이다. 정규시즌 성적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생존 경쟁으로 흥미 지속=플레이오프는 PGA 투어 정규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상위 125명을 추려 1차전(바클레이스)을 치른다. 플레이오프 진출도 쉽지 않지만 1,000만달러의 보너스 '잭팟'을 위해서는 4차전까지 살아남는 게 필수다. 대회를 치르면서 2차전 100명, 3차전 70명, 4차전 30명으로 출전선수는 줄어든다. 선수들은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지만 팬들이 느끼는 흥미는 커질 수밖에 없다. 1ㆍ2차전 때는 1ㆍ2라운드 후 70명을 거르고 3ㆍ4차전은 컷오프 없이 진행된다.
◇'막판 뒤집기'가 묘미=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는 30명의 포인트를 순위에 따라 재조정한다. 종전 1~3차전보다 순위 간 격차를 줄여 이론상으로는 포인트 랭킹 꼴찌인 30위도 최종전 우승으로 페덱스컵을 차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역시 일찌감치 페덱스컵 우승자가 결정돼 김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플레이오프 최종 경기에는 특별 보너스가 걸려 있다. 최종 승자의 몫인 1,000만달러를 포함해 총액이 무려 3,500만달러에 달한다. 2위 300만달러, 3위 200만달러 등이 주어지고 126~150위는 균등하게 각각 3만2,000달러를 받는다. 이 보너스는 추후 해당 선수가 PGA 투어에서 은퇴한 뒤 연금 형태로 지급된다. 우즈가 2007년과 2009년 페덱스컵 우승을 차지했을 뿐 매년 다른 '1,000만달러의 사나이'가 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