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신규 항로 개설을 통해 글로벌 사업무대를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특정 지역 노선에 편중된 매출 구조에서 탈피해 해당 지역의 경기침체로 매출이 급감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ㆍ현대상선ㆍSTX팬오션 등 국내 해운업체들은 지금까지 매출의 대부분을 거둬들였던 북미ㆍ중국ㆍ유럽 등의 노선을 넘어 중동ㆍ아프리카ㆍ남미 등에 신규 노선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또 이들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 요충지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STX팬오션은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지역을 벗어나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와 중동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STX팬오션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철광석 운송량은 전세계 철광석 운송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며 "중국 사정에 따라 매출이 급변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사업무대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TX팬오션은 브라질을 거점지역으로 정하는 한편 두바이 법인을 통해 중동 및 인도양 지역에서 벌크 및 탱커 사업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최근에는 중동에서의 영업력 확대를 위해 중동 소재 해운물류회사인 씨트레이드와 공동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진해운은 남미 및 아프리카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오는 31일부터 아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직기항하는 신규 항로를 개설한다. 앞서 올 4월에는 아시아-남아프리카-남미를 모두 연결하는 항로를 신설해 아프리카 남미 등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또 스페인 알헤시라스 전용터미널을 남유럽ㆍ지중해 및 아프리카 지역의 전략적 해운물류 거점으로 삼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인도, 남미, 남ㆍ동부유럽, 지중해 및 흑해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항로를 순차적으로 개설 및 재편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올 들어서도 5월 지중해 북부 아드리아해, 8월 남미 동안, 10월 인도-중동-동아프리카 등의 서비스 노선을 개설하며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해운업체들이 올 들어 해운 업황이 급격히 호전돼 글로벌 사업무대를 확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노선을 무리하게 확장할 경우 오히려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