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벌문제 시장이 풀어야

14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신 정부의 경제개혁과제`에 정부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연구소는 매년 심포지엄을 열고 한국경제의 주요 이슈를 토론하지만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좀 남다르다. 변형윤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이 참여정부 정책의 키 역할을 하는 학파 `학현`의 수장인데다 전철환 공적자금관리위원장, 김태동 금융통화위원 등 학현의 대표선수들이 집결했기 때문.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해하려면 분배를 강조하는 `학현`을 알아야 한다고 할 만큼 참여정부 정책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학자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를 맡았고 청와대로 들어가 대통령의 핵심브레인 역할을 한다. ◇재벌개혁의 초점은 `경쟁력`=기업 구조조정 분야에 대해 발표한 강명헌 단국대교수는 “모든 기업구조조정은 기업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여기에 자의적 재량으로 개입하는 대신 일관된 원칙과 투명한 정책운용으로 구조조정의 마찰비용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재벌문제는 자본시장, 상품시장, 전문경영자시장 등 재벌을 둘러싼 환경의 압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개혁분야에 관해 이재은 경기대 교수는 “최근 법인세 감세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정말 외국인의 투자의욕을 꺾는 게 법인세인하는 냉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적자재정이 불가피하면 기득권층의 세부담을 늘려 고통을 분담하고 세출구조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을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적 노동기준을 준수해야=윤진호 인하대 교수는 노동분야 발표에서 “OECD 회원국의 국제노동기구(ILO)조약 평균 비준수는 70.5개인 반면 한국이 비준한 조약은 18개에 불과해 최하위 수준”이라며 “신 정부 노동정책의 목표는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노동기준의 확립`이다”라고 제시했다. 이태수 현도사회복지대 교수는 “새 정부의 복지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예산의 획기적 증대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이 분명치 않고 정교한 추진계획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복지정책의 구현을 위해 적절한 인물을 발굴하고 등용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사회기본질서회복이 숙제=마지막 종합토론에 발표자로 나선 김수행 서울대 교수는 과거 정부의 공과를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과거 정부에 비춰봤을 때 `사회기본질서회복`을 확립하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가장 큰 개혁과제이며 개혁철학”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본 과거정부의 교훈은 이렇다. 박정희 정부: 정치적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부정부패, 비능률이 없어진다. 전두환 정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갈등은 탄압할 게 아니라 미리 조정해야 한다. 노태우 정부: 재벌개혁의 핵심은 재벌의 정치ㆍ경제ㆍ문화적 권력을 축소하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대외적 패권주의는 한반도 평화정착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대중 정부: 경제를 자본가에게 맡기면 만사형통하다는 신자유주의를 배격하고 노사정 협동체제를 통해 경제체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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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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