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상환 만기일이 돌아오거나 갑작스럽게 은행을 찾아야할 사람들은 사전에 준비를 해두는게 좋다. 모든 거래가 중단되는 만큼, 연휴기간중 필요한 돈은 「쓸만큼」찾아두어야 한다. 그러나 공연한 걱정으로 예금을 대거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므로 부화뇌동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금융권의 당부.시중은행 관계자는 『Y2K로 인한 장애 그 자체보다는 예금자들의 동요가 더 무섭다』며 『온 국민이 슬기롭게 대처해야 연말연시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큰 탈은 없을 듯
금융사들은 천년의 마지막날인 「12월31일」 준비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부터 모든 금융사가 초비상체제에 돌입한다. 만약의 금융사고에 대비해 모든 계좌의 거래잔액을 일일이 뽑아서 보관해두게 된다. 휴면계좌조차 포함된다. 아울러 컴퓨터 대신 수작업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가상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초침이 31일 자정을 넘기기까지 24시간의 여유밖에 없다.
잔액장을 뽑는데만 하루가 꼬박 걸린다는 것이 금융사 관계자들의 설명. 일초라도 쪼개써야할 만큼 시간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다.
은행들은 오는 30일 입출금거래가 모두 끝나는대로 곧바로 철야작업을 통해 모든 계좌의 거래잔액이 찍힌 잔액장 출력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은행들은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등 전산시스템 작동이 멈추는 사태에 대비, 이미 올초부터 전산작업 대신 수기(手記)로 업무를 처리하는 훈련을 착실히 진행해왔다. 전직원이 출근, 이날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마지막 모의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은행·증권·보험·종금 등 전체 187개 금융사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Y2K문제를 이미 해결한 만큼,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휴무기간중 만기대출은 1월4일 갚아도 추가이자 없다
대출금 상환만기일이 금융휴무일에 해당돼 2000년 1월4일에 원리금이 상환되는 경우 만기일 경과일수에 대한 추가이자를 받지 않는다. 또 금융휴무를 결정하기 이전(11월8일 이전)에 할인된 할인어음 가운데 결제기일이 금융휴무일에 해당되는 경우도 마찬가지. 다만 금융휴무일이 대출금 상환만기일 및 할인어음 결제기일에 해당되는데도 2000년 1월4일에 상환 또는 결제하지 않으면 다음날인 1월5일부터는 각 은행이 정한 규정에 따라 이자가 부과된다.
공과금 납부도 자동연장
금융휴무일에는 은행이 수납을 대행하는 각종 공공요금(통신료·도시가스료·아파트관리비 등)의 수납이 불가능하다. 은행연합회는 이에 따라 납부기일이 금융휴무일에 해당될 경우 납부기일을 2000년 1월4일로 연장해줄 것을 수납대행 의뢰기관에 요청해 놓고 있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및 지방자치단체 부과 공과금, 전기료 등은 납부기일 연장이 확정된 상태다.
정부의 정책자금 또는 각종 기금관리기관은 금융휴무일, 특히 오는 31일에 상환·이체돼야 할 자금의 상환·이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기금의 결산 업무 등 기금관리업무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과 사전에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금은 미리 찾아둬라
창구거래, PC뱅킹·텔레뱅킹 등 전자금융거래, CD·ATM 등 자동화기기 거래 등 모든 입출금 거래가 중단된다. 이에 따라 금융휴무 기간중에 사용할 현금은 혼잡을 피해 30일 이전에 인출해두는 것이 좋다.
또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하는 고객은 사용하는 시스템이 Y2K문제와 관련이 없는지 시스템 공급자에게 확인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거래기록을 백업(BACK-UP)해 두는게 좋다. 금융휴무 기간중에도 신용카드는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때 카드로 결제한 전표는 반드시 보관해 나중에 날아오는 대금청구서와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현금은 꼭 필요한 만큼만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객이 막연한 불안감에 현금을 무제한 확보하려고 한다면 뜻하지 않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한부 수입신용장 결제일이 금융휴무일인 경우에도 지연이자 없다
대출이자와 마찬가지로 2000년 1월4일에 수입대금이 결제되더라도 결제 지연 이자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금융휴무일이 기한부 수입신용장에 의한 수입어음의 결제기일에 해당될 경우, 2000년 1월 4일에 결제하지 않으면 1월5일부터는 각 은행이 정한 규정에 따라 이자가 붙는다.
예금잔액증명서는 은행에 있으니 안심하라
모든 금융사는 매일 영업시간이 마감되면 고객 원장을 예비 기록장치에 별도로 저장해두고 있다. 고객회계 증거서류 구비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연말에 은행을 찾아가 집중적으로 예금잔액 증명서 발급을 요청하거나 통장 정리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고객이 한꺼번에 잔액증명서 발급을 요구할 경우 컴퓨터 오작동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거래 정보 보안 유지에 신경 써라
다른 사람에게 예금계좌번호나 신용카드번호 등 금융거래 정보를 알려주지 말아야 한다. 연말에 Y2K문제를 빙자해 타인의 금융거래 정보를 빼낸 뒤 고객 돈을 유용하는 사기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신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담당자와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타인에게 자신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판단되면 즉각 거래금융사에 통지한다.
●금융휴무에 대비해 불필요한 현금을 지나치게 많이 소지하면 이자를 손해보는 것은 물론, 도난 및 분실 위험이 높으므로 휴무기간중 꼭 필요한 현금만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휴무기간중 만기가 되는 예·적금과 신탁은 공휴일 처리방식과 동일하게 처리된다. 다만 이달 30일 인출하면 미경과 일수만큼 이자를 공제한다. 서둘러 찾을 필요가 없는 셈이다.
●휴무기간중 도래하는 어음 만기일은 다음 영업일(2000년 1월4일)로 연기되지만, 자금결제 혼란방지를 위해 어음 만기일, 당좌수표, 가계수표 제시기일이 휴무기간이 되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한다. 조금만 신경쓰면 혼란을 피할 수 있다.
●납기일이 금융휴무일에 해당하는 세금 및 각종 공과금의 납기일도 원칙적으로 내년 1월4일로 연기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으나, 조정이 안되면 이달 30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Y2K 해결을 빙자한 금융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계좌정보나 신용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