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30일] 고용시장의 '봄 기지개'

긴 겨울 한파에 시달렸던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드디어 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회복 국면으로 돌아서더니 이제는 경기회복의 훈풍이 고용시장에까지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신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공개한 3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만7,000명 늘었다. 이는 경기회복의 여파가 고용시장에까지 본격 파급되는 징후로 해석된다. 3월 취업자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중환자실'에 있던 우리의 고용시장이 점점 안정을 찾아 이제는 '회복실'로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취업자 증가는 주로 민간 부문에서 이뤄졌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와 일용직 임금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52만1,000명이 감소한 데 반해 고용안정을 의미하는 상용직은 무려 75만2,000명 증가했다. 특히 늘어난 상용직의 약 3분의2인 48만명은 40~50대다. 이는 지난해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고 괴로워하던 이 땅의 가장들이 속속 직장을 찾아 가정과 기업에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상용직뿐 아니라 다른 부문에서도 고용시장 회복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가 1월에 2만9,000명, 2월 4만4,000명, 3월 11만1,000명으로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민간 부문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 취업자는 지난 2월, 2008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한 후 3월에 12만3,000명이 증가하는 등 본격 증가추세를 타고 있다. 취업하고 싶었지만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 구직을 아예 포기했던 구직단념자도 2월과 비교하면 6만명이나 감소해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다만 사회적 관심대상인 청년층(15~29세)의 고용회복이 더딘 점은 우리 사회가 계속 풀어야 할 숙제다.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고용 증가를 보였지만 20~29세 연령층은 오히려 취업자가 5만6,000명 줄었다. 물론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 20대 취업자를 살펴보면 임시일용직ㆍ자영업 등에서는 8만6,000명 감소했지만 상용직은 오히려 3만명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청년 고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경기전망이 확실해져 기업이 정규직 신규고용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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