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세관직원이 공항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묶어 책으로 냈다.
‘누드공항’이란 제목의 이 책을 펴낸 사람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인천공항세관의 김병중(51ㆍ6급)씨.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김포공항 세관에서 근무를 시작해 공항 근무경력이 15년에 달하는 김씨는 여행객과 직원들이 겪는 일을 실제 사례를 곁들여 재미있게 소개했다.
인천공항 1층 중앙홀에 있는 높이 15여m 키다리 소나무 22그루가 모두 인조나무라는 것이나 최근 행방이 묘연하지만 인천공항에 까치가 살고 있다는 일화 등 공항직원이 아니면 좀처럼 알기 힘든 내용도 다수 실려 있다. ‘공항 4층에 기도(祈禱)실이 있다’ ‘인천공항에도 국내선 항공기가 뜬다’ ‘비싼 밍크코트나 고급 스카프를 두르고 세관 검색대로 오면 휴대품 검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등 공항 이용에 실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많다. 황우석 교수처럼 직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악수까지 청하는 인사가 있는 반면 “내가 누군지 아나. 감히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나”며 고압적 자세로 세관을 빠져나가는 고위층도 많다는 대목에는 세관직원들의 고충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제펜클럽 회원이자 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한국순수문학상 등 3차례 수상경력도 있는 김씨는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끼는 공항의 재미난 면을 알리자’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