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78·사진)의 지난 1979년 작 '점으로부터'가 미술품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최근 홍콩에서 가진 경매에서 1,264만홍콩달러(이하 수수료 포함·한화 약 16억7,000만원)에 팔렸다.
26일 크리스티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크리스티홍콩은 24∼25일 홍콩 컨벤션 전시센터에서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경매를 열고 한국 작품 45점을 비롯한 614점을 출품했다.
이날 경매에서 한국 작품은 45점 가운데 36점(낙찰률 80%)이 거래됐다. 낙찰총액은 3,405만2,500홍콩달러(약 45억원).
이우환의 '점으로부터'는 경매 추정가(800만∼1,000만홍콩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돼 이날 출품된 한국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우환은 미술 한류를 선도하는 맏형 격인 작가다. 설치작품은 물론 평면인 점·선·바람 시리즈 등 철학으로 그림을 그린다. 자신이 이론을 정립하고 선도한 모노하(物派)에 근거를 두고 있다. 모노하는 1970년대 일본에서 성행한 미술경향으로 물체의 최소한, 즉 극미(極微)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서양 미니멀리즘을 동양적 사고와 감성으로 풀어낸 새로운 미술 장르다. 초기에는 미니멀 아트의 아류로 평가절하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못지않게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김환기의 1958년 작 '무제'는 열띤 경합 끝에 경매 추정가(100만∼150만홍콩달러)의 2∼3배에 달하는 364만홍콩달러(약 4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의 또 다른 작품 '로터스 플라워(Lotus Flower)'도 경매 추정가(100만∼150만홍콩달러)를 웃도는 292만홍콩달러(약 3억8,500만원)에 팔렸다.
이 밖에 이성자의 작품 5점도 경매 추정가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에 낙찰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리스티 한국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매 추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다양한 지역의 컬렉터들이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에 상당히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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