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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샤프트 무게를 60g에서 50g으로 낮췄다. 변화를 주면서 원하는 쪽으로 샷이 떨어졌다." 9월29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DB대우증권 클래식에서 우승한 배희경(호반건설)이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골프채를 구입할 때 기성 샤프트 대신 전문 브랜드 제품을 주문하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샤프트와 피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TV 중계 등으로 눈높이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골퍼들이 샤프트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플렉스(강도)일 것이다. 뻣뻣한 S(stiff), 보통인 R(regular), 그 중간인 SR, 부드러운 여성용 L(lady) 등으로 표시돼 있다. 강한 샤프트일수록 한쪽을 고정시키고 다른 한쪽을 튕겼을 때 1분당 진동하는 횟수(CPM)가 크다. 일반적으로 강도가 강한 샤프트는 부드러운 샤프트에 비해 탄성이 적지만 방향성이 좋아 헤드스피드가 빠른 프로 골퍼들이 선호한다. 스피드가 느린 여성이나 시니어 골퍼는 부드러운 샤프트로 탄성의 도움을 받아 거리를 더 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간과하기 쉬운 기준이 바로 샤프트의 무게다. 샷이 들쭉날쭉하다면 부적합한 무게의 샤프트를 쓰고 있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버 샤프트는 보통 50~70g 대가 있고 이보다 더 가볍거나 무거운 제품도 생산된다.
통상 너무 무거운 샤프트를 사용하면 근력이 받쳐주지 못해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슬라이스나 밀리는 샷이 나오기 쉽다. 이를 막으려다 보면 반대로 당겨 치는 풀 샷을 내기도 한다. 샤프트가 너무 가벼우면 왼쪽으로 감기는 훅이 발생한다. 또 헤드스피드는 높아지나 클럽을 손으로 컨트롤하게 돼 볼에 체중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
샤프트의 무게는 자신의 근력과 스윙 스타일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한국캘러웨이골프의 선수 피팅 담당 강태호 대리는 "배희경 선수는 연속되는 대회 출전으로 체력이 떨어지면서 스윙 리듬이 흐트러져 있었다"며 "가벼운 샤프트를 권했더니 리듬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클럽의 무게를 활용해 부드럽게 휘두르는 스윙어 스타일 골퍼는 좀더 무거운 샤프트를, 손목 스냅으로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히터 스타일은 가벼운 샤프트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헤드스피드가 느려도 백스윙을 짧게 해서 빠른 템포로 치는 골퍼는 좀더 무거운 샤프트로 거리를 늘릴 수 있다.
국내 샤프트 생산업체인 오토파워의 박건율 대표는 "최근 기술 발달로 가벼우면서도 CPM이 높은 단단한 제품이나 무거우면서도 부드러운 샤프트가 나오고 있다"면서 "플렉스에 집착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무게를 먼저 선택한 다음 플렉스와 스윙 감각에 맞는 최적의 샤프트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