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 금융시장 잡아라"막강한 자금력과 선진 금융서비스,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운 외국 은행의 대공세가 만만치 않다. 심지어 국내 소비자 금융시장에 작지않은 위협을 줄 수 있을 정도로까지 평가 받고 있다.
이들 외국계 은행들은 최근 소비자 금융시장으로도 영역을 급속히 확장시키면서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선두 주자인 씨티은행과 그 뒤를 바짝 뒤쫓으려는 HSBC(홍콩상하이은행)간 각축.
씨티은행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시장 최고의 외국계 은행. 올해 아시아 진출 100주년과 한국 진출 36년째를 맞은 씨티은행은 갖가지 소비자 금융상품을 상품을 쏟아 내며 소비자 금융 부문 성장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초에 소매금융전문 자회사 씨티파이낸셜코리아를 세운 것은 씨티그룹이 한국 소매 금융 시장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지난 95년 1조 6,000억원이던 씨티은행의 국내 수신액은 7년 후인 올해 초에 7조 1,000억원을 넘겨 4배 이상 급증했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여신비율은 2.74%. 국내 은행의 부실 여신비율이 한때 4~5%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낮은 수준.
소비자 금융 부문에서 씨티은행의 고객 최우선 정책은 그동안 실시한 각종 서비스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90년에는 국내 최초로 365일 24시간 ATM서비스를 시작했으며 91년에는 VIP뱅크 서비스를, 93년에는 폰뱅킹 서비스를 국내 최초 도입해 선진 금융기법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해는 국내 외국 은행으로는 최초로 인터넷 뱅킹을 시작해 또 한번 외국계 리딩 뱅크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우량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인 씨티골드를 강화하며 소비자 금융서비스에 특별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의 김찬석 이사는 "올해 골드회원의 기준을 예치금액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올리며 자산관리 기능을 높여 내실 있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SBC는 지난해부터 국내 최저가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내걸고 소비자 금융 부문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HSBC는 올초 광장동 지점을 새로 오픈해 현재 전국에 8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신규 지점 개설 의욕을 높이고 있다.
특히 HSBC는 최근 들어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000년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택담보에 필요한 근저당설정비를 완전 면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올 초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은행권 최저 수준이 연 6.15%까지 낮추는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았다.
국내 은행의 경우 주택 규모의 조건에 따라 일부 고객에게만 적용하는 데 비해 HSBC는 대부분의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특히 런던 본사를 비롯해 전 세계 80여개국에 6,500여개에 이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영업력은 HSBC의 강력한 무기다.
이밖에 HSBC는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차이나펀드를 내놓으며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의욕을 높였다.
모집 자금의 15%를 중국내 우량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 국공채로 운용해 고수익을 올린다는 상품.
HSBC 한국 지점의 주종규 이사는 "한국에서는 주로 기업금융에 중점을 뒀지만 최근 소비자금융 부분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홍병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