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대재앙, 고유가 그리고 미국

美경제 곳곳에 재난요인 '세계가 긴장'<br>허리케인 이어 지진·테러등 사고 가능성 상존<br>"美 정치·경제전반 시스템 위기" 목소리 높아<br>고유가·금융시장 안정위한 글로벌 공조 필요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대재앙, 고유가 그리고 미국 美경제 곳곳에 재난요인 '세계가 긴장'허리케인 이어 지진·테러등 사고 가능성 상존"美 정치·경제전반 시스템 위기" 목소리 높아고유가·금융시장 안정위한 글로벌 공조 필요 『부시 미 대통령의 정치적 교만을 꺾어 놓은 건 대(大) 자연이다. 태풍의 여신(女神)이 미국 경제를 할퀴고 간 자리 LA에 대정전 사태까지 터졌다. 고유가에 대재앙.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 속, 한동안 황사 바람의 향배에 맞춰있던 세계 경제계의 풍향계가 다시 미 대륙쪽을 향하고 있다. 미국 발 세계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몇몇 글로벌 경제 관련 기관들이 세계적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게 지난 주다. 고유가 속에 휘몰아친 허리케인으로 인한 대재앙의 후폭풍에 관련해서다. 인플레는 물론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이 맞물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지난 70년대 제2차 석유파동 당시를 연상시키는 상황이다. 이번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는 피해 자체도 자체지만 금융시장 등 글로벌 경제의 트렌드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는 점에 더 큰 뜻이 있다. ▦카트리나 사태의 의미…수요에서 공급 충격으로=카트리나 사태가 남긴 경제적 의미는 무엇보다 석유 수급 측면의 성격 변화다. 그 동안 세계 경제, 특히 중국의 고성장에 따른 수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던 고유가 상황이 이번 피해를 계기로 공급 쇼크로 변모되고 있다. 즉 공급 사이드의 완충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미국내 에너지 공급 교란이 글로벌 차원의 에너지 수급 붕괴를 조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 변화는 ▲원유 생산의 고비용 구조와 ▲투기 등 원유시장의 이른바 ‘자산 시장화’ 경향과 맞물려 미국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 에너지 공급 쇼크의 진앙지가 중동에서 미국으로 옮겨온 것은 눈 여겨 볼 대목이다. 미국발(發) 공급 충격은 극심한 경제적 불균형의 상황을 배경으로 경제 전체에 시스템적 위기로 번지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어 글로벌 경제를 옥죄고 있다. ▦미국發 신흥국 위기 가능성=이런 상황에서 고개를 쳐드는 게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권의 위기 가능성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카트리나 사태 다음날 바로 위험 회피 수요가 늘며 헤지 거래가 사상 최대로 증가하는 것으로 즉각 반응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에 금리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런 시장의 동요 속에 신흥권 위기의 개연성은 무엇보다 낙후된 에너지 효율성과 미국의 과잉 소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고유가와 미국의 소비붕괴에 따른 이중의 타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우 우선 경제 성장을 위해 각종 보조금과 가격 규제ㆍ낮은 세금 등 저유가 정책을 떠 받치던 국가 재정이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유류보조금 지급 부담으로 달러 수요와 재정 적자가 늘며 루피아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대표적 경우며 태국 인도 등에서도 고유가 충격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중국 경제 경착륙을 전제로 신흥시장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최근 미 국제경제연구원(IEE)의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보고서는 베네수엘라와 터키 등을 고(高)위험도 국가로 지목했지만 한국도 미중 수출의존도가 큰 점을 들어 피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륙 내 널린 또 다른 재앙 가능성…세계 경제에도 큰 짐=카트리나 영향에 대한 견해 중에선 사태가 오히려 미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란 주장도 있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증권 등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카트리나 피해가 당장은 경제에 큰 부담을 지울 것이지만 재건 사업 과정에 나타날 부양 효과를 더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소수 의견 정도다. 전체적으로 카트리나와 고유가가 줄 경제적 손실을 과소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유례없는 고유가와 맞물린 사상 최대의 태풍 피해로 인한 미국과 주요 경제권의 경제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석유 부족으로 인한 가격 폭등을 일으키고 미국 경제를 침체 시켰듯이 어떤 형태로든 현 사태가 미국과 세계 경제 전반에 그늘을 드리울 가능성에 대해 큰 이견은 없다. 무엇보다 엄청난 미 정부 재정 부담이 큰 문제다. 피해복구 비용이 최대 3,000억 달러에 이를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미국의 재정 부족이 불균형 확대로 이어지?채권 금리 상승 등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 금융 및 외환시장에 연쇄적 파장을 미칠 개연성은 상존한다. 글로벌 위기 가능성과 관련 석유공급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한층 열악한 실정이라 점이 무엇보다 문제다. 그리고 그것이 부동산 버블 그리고 막대한 재정적자 등 각종 불균형의 상황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스템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또 다른 재앙의 가능성도 미국의 큰 고민이다. 허리케인은 언제라도 다시 찾아올 것이고 캘리포니아 일대 지진, 테러 가능성 그리고 13일 발생한 LA의 대정전 사태와 같은 불시적 사고 요인은 도처에 깔려 있어 미국과 전 지구촌 경제가 언제 또 폭탄을 맞을 지 우려감이 높아 가는 상황이다. 그런 사태를 경고한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만약 LA에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할 경우 피해액을 최소 2000억 달러로 추정키도 했다. 카트리나와 같은 대재앙의 물적 피해는 사안의 전체가 아니다. 후폭풍으로 인한 미국 정치 경제 전반의 시스템 위기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그리고 그 같은 상황이 줄 파장에 대해 각국은 나름대로의 대비를 해 둬야 한다. 지금 당장은 치솟는 유가와 외환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국제간 공조가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입력시간 : 2005/09/13 15:5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