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부동산대책이 나온 이후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일단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대책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부동산값을 완전히 안정시켰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까지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단기적으로는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장기적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 약효 지속..급락도 없다" = 부동산 전문가들은 3.30대책의 영향도 있는데다 계절적으로 비수기라는 요인까지 곁들여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을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국지적으로 아파트값 불안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둔화되는 것을 보면 3.30대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5,6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여서 당분간 약보합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1.4분기에 너무 많이 올랐던 데 따른 심리적 부담감도 있어 쉽게 부동산에 투자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가 입법화되고 8.31 대책의 효과도 곧 나타나면 집값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3.30대책에 담보대출 규제가 포함되면서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다"면서 "부동산 구입을 어느 시점에 해야 하느냐는 상담은 많지만 당장 구입하기 위해 조언을 구하는 건수는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도 5-6월이 비수기라는 계절적인 특성과 6월 월드컵축구대회 개최, 7-8월 여름 휴가철 등이 이어지는데다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부담도 가시화된다는 점을 들어 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매물이 갑자기 쏟아질 가능성은 낮아 부동산값이 급락하는 사태도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일부전문가들은 머지 않아 상승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집값 동향을 보면 3.30대책의 영향력은 8.31대책의영향력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종합부동산세 부담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매물이 예상보다 적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는 않아 급등양상으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곧 상승기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3.30대책발표 직후에는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지금은 매물이 들어가고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당장은 매물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가격은 조만간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화산 아닌 휴화산" = 3.30대책이 당분간 약효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하는전문가들도 장기적으로 부동산 안정기조가 이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문제를 봉합해 놓은 효과밖에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분석이다.
여기에다 계절적으로 성수기에 접어들고 부동산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인 유가문제, 금리인상압박문제 등이 해소된다면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다시 이뤄지면서 값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정책연구실장은 "워낙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제도가 위력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것이 아니라 수면아래로 들어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집값문제는 사화산이 아니라 휴화산"이라면서 "유가가 안정되고 금리인상압력이 낮아지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종완 대표도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지만 장기적으로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면서 "2학기 개학에 맞춘 수요가 7월부터 나오는데다 8월 판교 중대형 평형 분양에 맞춰 가격이 불안해 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부동산값의 상승기조가 향후 10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김은경 팀장도 "3.30대책에 담보대출 규제 등이포함되면서 수요자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분간 안정세가 이어지겠지만 특별한 신규 공급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다시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