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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설립한 태양광 웨이퍼 제조업체인 넥솔론이 실적 악화에 따른 잇따른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OCI그룹 계열인 넥솔론은 장남인 이우현(46)과 차남인 이우정(45) 씨가 지난 2007년 설립한 업체로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30%에 이르는 자본잠식비율과 2,000%가 넘는 부채비율 등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사업능력 입증과 경영권 승계자금 마련 등 후계구도에서 넥솔론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어 실적악화에 따른 부작용이 경영권 승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솔론이 실적 악화에 따른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OCI그룹의 경영권 승계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007년 설립한 넥솔론의 경우 두 형제가 공동 지분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이우정 넥솔론 최고전략 대표가 1대 주주, 이우현 OCI 사장이 2대 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넥솔론은 지난 2011년 기업공개 당시 오는 2014년까지 웨이퍼 분야에서 글로벌 톱 3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장남인 이우현 씨가 25%, 차남인 이우정 씨가 25% 지분으로 출발했다. 태양광 사업에서 경영 능력도 인정 받고 추후 경영권 승계 마련을 위한 자금 마련 등 여러 목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기업공개와 더불어 넥솔론의 실적은 급속이 악화 돼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넥솔론 경영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2010년 480억원에서 2011년 226억원의 적자로 전환했고, 2012년에는 적자 규모가 1,003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3분기 말까지 누적기준으로 31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자본잠식비율 30%, 부채비율 2,000% 이상을 기록중이다. 넥솔론은 이우정 최고전략대표가 사실상 회사를 경영하고 있고, 지분 구조도 유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이우정 29.97%(최대 주주), 이우현 13.11%(2대 주주) 등으로 변했다.
누적 적자가 지속되면서 넥솔론의 위상도 추락했다. 지난해 7월 넥솔론의 2대 주주이자 OCI 사장이 이우현 CEO가 넥솔론이 미국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립한 미국 법인 지분 57%(447억원)를 인수했다. 넥솔론 미국 법인의 경우 OCI가 미국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만든 법인. 자체적으로 자금 충당에 나섰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OCI가 지분 매입을 하게 됐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이수영 OCI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넥솔론에 97억원을 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넥솔론의 최대주주인 이우정 최고전략대표가 사모펀드(PEF) 등이 보유하던 회사 지분 6.88%를 500억원에 떠안게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풋백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 계약에 따라 시가 100억원대에 불과한 주식을 5배 가격에 매입하게 되면서 400억원 안팎의 손해를 보게 됐다. 넥솔론은 2011년 기업공개 당시 재무적 투자자와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는 데 주가 급락으로 재무적 투자자의 권리 행사로 최대 주주인 이우정 대표가 거액의 부채를 떠 안게 된 셈이다.
태양광 시황 개선으로 넥솔론의 실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문제는 현재의 누적 적자가 쉽게 해소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이 앞으로 개선되면서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도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대 주주가 사채를 출연하는 등 노력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넥솔론은 원료인 폴리실리콘이 아닌 이를 토대로 만드는 웨이퍼·잉곳 업체로 태양광 시황 개선에 따른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또 넥솔론이 최근 2년 여 동안 무리하게 덩치를 키워왔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수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씨는 OCI 사장과 넥솔론 2대 주주를, 차남인 이우정 씨는 넥솔론 최대주주를 맡고 있다. 문제는 이들 두 형제 모두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OCI 지분의 경우 1%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