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역으로 말려들다 제2보(15~46) 최근의 경향은 흑27로 30의 자리에 두는 것인데 송태곤은 마치 상대의 완력을 시험이라도 하듯이 복고형인 27로 응수를 묻고 나섰다. 여기서 박병규가 정말로 완력을 보여주었다. 백32로 힘차게 밀어올린 이 수. 흑33으로 끝내기 이득을 서둘러 챙긴 것은 사석작전을 펼치겠다는 의도였다. 흑43으로 이단젖힘을 한 것은 백에게 참고도1의 백1, 3을 강요하고 시원하게 4로 몰아버리겠다는 선언이다. 흑4가 천하를 호령하는 대세점이 되므로 이 코스는 흑이 유망하다. 그러나 박병규는 그 주문을 정면으로 일축하고 나섰으니…. 주는 떡을 먹지 않고 백이 44, 46으로 몰아버리자 송태곤쪽이 난처하게 되었다. 박병규의 주문은 참고도2의 흑1, 3으로 백 4점을 잡아가라는 것. 그러나 이 절충은 백의 빵때림이 너무도 빛나므로 흑의 실패작일 것이다. 사석작전을 펼쳤다가 도리어 상대의 사석작전에 역으로 말려든 송태곤은 여기서 한참 고민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3-07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