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연장근무 자제… 연차 다 쓰고 기숙사서 방 빼라" 지시까지

■ 글로벌 경기 위축에 허리띠 졸라매는 대기업들 <br>철스크랩 수집 재활용해 원가 절감 총력 <br>차 플랫폼 통합·폐열 교환·설계 최적화등<br>업종 불문하고 "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제철소 내 공장과 설비 주변에서 '철스크랩(고철) 모으기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버려지거나 방치된 철스크랩 약3,200톤을 수거해 제철 원료로 재활용 했다. /사진제공=포스코



"연장근무 자제… 연차 다 쓰고 기숙사서 방 빼라" 지시까지 ■ 글로벌 경기 위축에 허리띠 졸라매는 대기업들 철스크랩 수집 재활용해 원가 절감 총력 차 플랫폼 통합·폐열 교환·설계 최적화등업종 불문하고 "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김흥록기자 rok@sed.co.kr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제철소 내 공장과 설비 주변에서 '철스크랩(고철) 모으기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버려지거나 방치된 철스크랩 약3,200톤을 수거해 제철 원료로 재활용 했다. /사진제공=포스코 유럽발 재정위기와 환율불안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기업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글로벌 경기위축에 직면한 기업들이 원가 및 비용 절감활동을 강화하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위기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부진의 늪에 빠진 LG의 주요 전자계열사들은 기숙사 지원을 축소하고 연장근무를 없애도록 독려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최근 LG 전자계열사 중 한 곳은 지방 기숙사 이용 직원 일부에게 다음달까지 퇴거 지시를 내렸다.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 사무직 근무자와 통근시간 1시간 내 거리에 거주하는 직원이 대상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부진으로 전자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경비절감 차원에서 직원에게 제공하는 지원을 축소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도 높은 경비 절감활동이 전업계로 확산되고 있다"며 "LG계열사도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 전자계열사들은 아울러 비용절감을 위해 최근 연구원들 비롯한 직원들에게 야간 연장근무 자제는 물론 개인 연차휴가도 모두 소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비용절감을 넘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재조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의 경우 서울의 연구인력 및 사무직 인원을 중심으로 조정이 진행되고 해외에서는 연구개발(R&D) 조직이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구조조정은 물론 업무조정도 예정에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철스크랩(고철)모으기운동과 폐 철가루 수집을 비롯해 전사적인 원가 절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포항ㆍ광양제철소와 인근 주택단지 등에서 버려지거나 방치된 철스크랩 3,200톤을 수거해 제강공장의 원료로 재활용, 약 18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또 광양제철소에서는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운반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폐철가루를 자석 등으로 110여톤가량 수거해 재활용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지난 7월까지 1조원이 넘는 원가절감을 실현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비상임원회의에서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글로벌 철강 경기가 좋지 않아 전사적인 원가절감으로 어려운 시기를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도 밀폐형 원료처리 시설을 사용해 원료유실을 방지하고 전력 부하가 최대인 시간에 설비 보수 및 교체를 실시, 전력비를 절감하는 방법 등으로 올해 4,500억원의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원가절감 차원에서 플랫폼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뼈대를 차량 크기나 기능이 비슷한 모델이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이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초 18개였던 플랫폼을 통합하면서 오는 2013년까지 6개로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통합 플랫폼으로 약 32%의 차량을 제작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61.6%까지 플랫폼 통합을 이뤄냈고 연말까지 이를 67%로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전임직원의 차량5부제를 시행하는 한편 업무용 차량으로는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우선 배차하고 있다. 중공업ㆍ화학 업계도 원가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에너지 울산공장은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공장으로부터 폐열스팀을 도입하고 폐열을 교환해 연간 14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자재비 절감과 선박설계 최적화 등을 통해 약 6,300억원의 비용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위축이 우려되고 각종 원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제거하는 공격적인 원가 및 비용 절감 노력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메가톤급 시한폭탄 터지나… 얼마나 심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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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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